‘성폭력 집단학살’ 자행한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 軍… 고문·강제 임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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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군이 내전 과정에서 여성과 아동을 상대로 집단 성폭력, 고문, 강제 임신, 생식 능력 파괴 등을 조직적으로 자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공공장소에서의 집단 성폭행, 가족 앞에서의 강제 행위, 생리 중 여성에 대한 성폭력 등은 티그라이 지역의 사회적 금기를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생존자 상당수가 남편에게 버림받거나 지역사회에서 배척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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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기 훼손·강제 임신… 민족 말살 목적
국제 인권단체 “반인륜 범죄 확실” 규정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군이 내전 과정에서 여성과 아동을 상대로 집단 성폭력, 고문, 강제 임신, 생식 능력 파괴 등을 조직적으로 자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국제 인권단체가 규정한 반인륜 범죄이자 집단학살에 해당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31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 인권단체인 인권을 위한 의사회(PHR) 등은 이날 발표한 공동 보고서를 통해 의료 전문가 600명의 설문조사와 500건 이상의 환자 진료 기록, 지역 지도자 및 생존자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성폭력이 무기화된 정황을 고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 중 가장 어린 생존자는 생후 1세 미만이었으며, 의료진의 63%가 17세 미만 아동을, 20% 이상은 12세 이하 아동을 치료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주의 대표 병원인 아이더 병원에서는 전쟁 중 일주일에 100명이 넘는 성폭력 피해자가 입원한 사례도 있었다.
가해자들은 여성의 생식기에 손톱깎이, 녹슨 나사, 돌멩이 등 이물질을 삽입하거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고의적으로 감염시키는 등의 수법을 사용해 생식 능력을 파괴했다. 피해 여성 다수는 군사 캠프에 수 개월에서 수 년 간 감금된 채 반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고, 가해자의 아이를 출산해야 했다.
일부 군인은 “너는 우리 아이를 낳을 것이다. 티그라이족은 결국 멸종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민족 말살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실제로 보고서에는 여성의 출산력을 박탈하거나, 성폭행 가해자 민족의 아이를 낳게 하려는 의도가 담긴 가해자 발언과 증거물까지 포함됐다.
공공장소에서의 집단 성폭행, 가족 앞에서의 강제 행위, 생리 중 여성에 대한 성폭력 등은 티그라이 지역의 사회적 금기를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생존자 상당수가 남편에게 버림받거나 지역사회에서 배척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파얄 샤 국제 인권 변호사는 “20년간 분쟁지역에서 젠더 기반 폭력을 연구해왔지만, 이번처럼 끔찍하고 극단적인 사례는 처음”이라며 “국제사회는 즉각적으로 이 사안을 집단학살 범죄로 규정하고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전쟁이 끝난 뒤에도 아파르와 암하라 등 인근 지역에서 동일한 유형의 성폭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원조 중단과 인도주의 시설의 폐쇄로 인해 피해자 다수는 여전히 정신적·신체적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난민 캠프에서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는 또한 “가해자에 대한 법적 책임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2차 피해에 노출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지 인권활동가들은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면 잔혹 행위는 반복될 것이고, 갈등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티그라이 갈등은 2020년 11월 시작되어 수년간 지속됐으며, 2022년 휴전 이후에도 무력충돌과 인권 유린은 계속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폭력이 단순한 전시 성폭력을 넘어 민족말살을 목적으로 한 조직적 전쟁 수단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강력한 개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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