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외인부대에 남미 ‘마약카르텔’이 자원입대한 까닭은
FPV 조종은 고도의 훈련 필요
해외에서 자원 입대해 러시아군과 싸우는 우크라이나 외인부대에는 멕시코인과 콜롬비아인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남미 마약 카르텔의 조직원들로서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정교한 드론 조종 기술을 배우려고 침투한 것이라고, 프랑스 매체 인텔리전스 온라인이 지난 29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외인부대 조직인 ‘국제 군단(International Legion)’을 통해 외국인 자원병을 받고 있다.
멕시코 국가정보센터(CNI)는 최근 우크라이나 보안국에 메모를 보내, 일부 멕시코 자원병이 이 외인부대에 입대한 이유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 공격에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1인칭시점(FPV) 드론 조작 기술을 습득해 귀국 후 상대 카르텔과 멕시코 정부의 단속 보안군을 공격하기 위해서라고 경고했다.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이 침투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과 국방정보국(GUR)은 국제 군단 소속 2중대와 이에 배속된 비(非)공식적인 전술부대인 ‘에토스(Ethos)’를 중심으로 스페인어 사용자들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 이 부대는 러시아군과 전선을 형성한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 및 북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인텔리전스 온라인은 또 우크라이나 방첩 당국이 과거 좌파 무장 테러조직이었던 콜롬비아의 FARC(콜롬비아무장혁명군) 출신 인물들도 비슷한 목적으로 국제군단에 참여했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이 국제적 명성을 얻으면서, 우크라이나가 뜻하지 않게 국경을 뛰어넘는 마약 범죄조직들의 훈련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몇 달 간 FPV 드론은 멕시코 마약 카르텔 간 무력 충돌에서도 동원됐다. 멕시코 카르텔들은 약 5년 전부터 소형 폭탄을 탑재해 타깃에 충돌시키는 쿼드콥터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공중에서 폭탄을 투하하는 무인기를 동원했다.
작년 4월에는 멕시코 서부 해안의 한 마약 카르텔 조직이 다른 분파 조직을 향해 FPV 드론 공격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기도 했다. 해당 드론 잔해는 비교적 온전한 상태였고, 관련 영상이 4월 22일 온라인에 게시됐다.

우크라이나 방첩 당국의 수사와 관련, 인텔리전스 온라인은 아귈라 7(Águila-7)이라는 가명의 멕시코인은 작년 3월 엘살바도르 국적의 허위 문서로 입국해 인도주의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등록했으며, 리비우 지역에서 광범위한 드론 훈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아귈라 7은 비정상적으로 뛰어난 기술적 역량을 보여, 결국 교관들이 그의 배경에 의심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전자전 대응수단과 열(熱)탐지 회피 등에서 고급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조사 결과 멕시코 최정예 특수부대인 GAFE 출신인 것이 확인됐다고 한다. 이 부대 병력은 나중에 극단적 폭력으로 악명 높은 ‘세타스(Zetas)’와 같은 마약 카르텔로 일부 유입됐다.
남미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의 우크라이나 외인부대 침투는 비(非)국가적 활동 치고는 매우 정교했다. 남미 지역의 일부 민간 경비회사들은 카르텔 조직원들의 신분 위장을 위해 허위 문서를 꾸미고 이름뿐인 자원병 모집 회사를 차려, 마약 카르텔 조직원들의 우크라이나 국제군단 ‘자원 입대’를 성공시켰다.
콜롬비아 테러조직 FARC 출신 게릴라 전투원들도 최소 3명 이상이 파나마, 베네수엘라 국적의 허위 문서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국제군단에 침투한 사례가 적발됐다. 이들의 잠입 역시 마약 카르텔과 연계된 단체들에 의해 조직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장은 FPV 드론의 실험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FPV 드론은 적의 차량ㆍ건물ㆍ보병 등 다양한 목표를 공격하면서, 전장의 기동성 자체를 바꿔 놓았다.
한 FPV 드론 전문가는 “이런 드론은 중국제 DJI사 제품과 같은 민간 레저용 드론처럼 간단하게 조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비행기 조종처럼 훈련이 필요하다. 여기에 실전에서 타깃을 적중하는 수준까지 되려면 고도의 훈련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FPV 드론 운용을 위한 집중 훈련 과정이 존재한다. 인텔리전스 온라인은 이 프로그램에 등록한 스페인어 사용자 일부는 신원을 인터폴과 미국 마약단속국(DEA)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한 결과 정체가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FPV 드론 공격 대상은 ‘나르코 탱크(Narco Tanks)’ ‘몬스트루오스(Monstruosㆍ괴물)’이라고 불리는 장갑차량이다. 경쟁 카르텔들은 드론 공격에 대비해 일부 차량에 ‘코프 케이지(Cope Cage)’라는 방호 구조물을 덧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FPV 드론은 또 건물 창문으로 들어가 요인을 암살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한 관계자는 인텔리전스 온라인에 “우리는 선의로 자원병들을 받았지만, 현재 우크라이나가 FPV 전술의 전 세계적 확산 플랫폼이 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어떤 이들은 단 400달러짜리 드론으로 살상하는 방법을 배워서 그 지식을 가장 비싸게 팔려고 여기 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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