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급 연구자 "한국서 중견 연구 인정받는 게 더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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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연구 사업에) 7번 지원했는데 7번 떨어졌다. 세계 1%급 연구자가 되는 것보다 한국에서 중견 연구자로 인정받는 게 더 힘들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 교수는 "청년 연구자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게 될 지 잘 안다. 나는 운이 좋게도 45세에 내 연구할 기회를 잡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꿈을 실현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젊은 과학자들은) 하루하루 겨우 먹고산다. 과기정통부의 (개인 기초연구 지원사업 중 하나인) 중견 연구과제는 정말 수주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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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연구 현장 방문 프로젝트 '공감118' 연구 현실 토로
"연구 잘해도 갈 일자리가 없다" 젊은 과학자 입 모아

"(중견 연구 사업에) 7번 지원했는데 7번 떨어졌다. 세계 1%급 연구자가 되는 것보다 한국에서 중견 연구자로 인정받는 게 더 힘들었다."
2016~2018년 3년 연속 세계 상위 1% 피인용 연구자(HCR)로 선정된 독성학자 박은정 경희대 의대 교수는 1일 서울 경희대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연구 현장 간담회에서 이처럼 말했다.
독성학 전문가인 박 교수는 미세먼지, 나노물질 등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는 제품에 함유된 화학물질을 분석해 기업이 안전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호흡기 안전성 데이터를 만든다.
'경력단절 여성 과학자'에서 세계급 연구자가 된 인생 여정으로도 잘 알려졌다. 석사 과정을 마칠 때쯤 임신과 출산, 가족의 병간호 등을 거치며 연구계를 떠났던 그는 42세에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굵직한 연구 성과를 연달아 내며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 교수는 "청년 연구자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게 될 지 잘 안다. 나는 운이 좋게도 45세에 내 연구할 기회를 잡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꿈을 실현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젊은 과학자들은) 하루하루 겨우 먹고산다. 과기정통부의 (개인 기초연구 지원사업 중 하나인) 중견 연구과제는 정말 수주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견 연구 사업 경쟁률은 지난해 연구·과제(R&D) 예산 삭감으로 더 치열해졌다. 개인 연구자가 지원할 수 있는 사업군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개별 연구자에게 연평균 7000만원을 지원하는 중견 연구 '창의 연구형'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155개를 선정했는데, 1800개 과제가 접수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석·박사 과정생, 박사후연구원, 신임 교원 등 경희대 이공계 청년 연구자 10여명이 참석했다. 청년 연구자들도 안정적인 일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병준 경희대 물리학과 박사후연구원은 "중견 연구가 안정돼야 박사후연구원들도 고용된다. 과제를 수주해야 교수가 박사후연구원에게 인건비를 지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승훈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연구교수는 "미국의 불안정한 환경 때문에 거취를 고민 중인 박사후연구원 동료 중에서도 유럽행이나 미국 잔류를 고려하지, 선뜻 한국에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했다. 국내에는 박사급 연구원이 갈 만한 일자리가 많지 않아서다.
강 연구교수는 "박사 졸업 후 갈만한 일자리가 국내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공계생들이 최소한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선배 연구자가 잘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이공계로 진학하려는 학생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구혁채 1차관은 "내년도에는 개인 연구자가 좀 더 다양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 기초연구과제 수도 1만 5000개 이상까지 늘릴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했다. 또 "연구를 잘해도 갈 곳이 없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는 점에 공감한다"며 "박사급 인력이 민간에 진출해 좋은 기술과 산업을 일굴 수 있는 역동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연구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연구가 실제 (산업계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연령·분야·지역의 과학기술인과 소통하는 '프로젝트 공감118'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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