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가 블루오션이다” 한국 콘텐츠 진출 시동 걸리다[파일럿 Johan의 아라비안나이트]
“특히 젊은 세대에서 K팝이나 K드라마·예능의 인기가 폭발적입니다. 공동 제작할 콘텐츠를 찾고 있어요.”
지난 7월 22일 오후 ‘K-콘텐츠 엑스포’가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래디슨 블루 호텔 2층. 행사가 시작되자 한국 콘텐츠 기업들을 만나려는 현지 기업 관계자들로 전시회장이 서서히 붐비기 시작했다.
24일까지 3일간 열린 이번 엑스포는 사우디에서 개최된 첫 B2B(기업 간 거래) 콘텐츠 간담회란 의의를 갖는다. 한국에서는 방송과 게임,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기업 30곳이, 현지에서는 사우디·이집트·요르단·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 12개국에서 80곳이 넘는 회사가 참여했다. 3일 동안 이뤄진 개별 기업 간 일대일 수출 간담회만 총 400건이 넘었다.

사우디 주요 매체중 하나인 알아라비야의 주하브 바티 프로듀서는 “한국 콘텐츠는 내용이 다채로워서 사우디에서도 인기가 좋다”며 “장르가 매우 다양하고 그 깊이도 훌륭하다. 짜임새 있고, 내용을 억지로 점프하거나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정적이지도 않다”고 평가했다.
엄윤상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 수출본부장은 “사우디 등 중동 콘텐츠 시장이 열리고 있어 이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만간 사우디 비즈니스센터를 설립해 국내 콘텐츠 기업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희가 이 시장을 세 그룹으로 나누거든요. 전략 시장이 있고, 신흥 시장이 있고, 잠재 시장이 있는데 사우디는 잠재 시장에 아직 있었어요”라고 엄 본부장은 털어놨다. “왜냐하면 문화 코드 부분도 그렇고 관습적인 부분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한국에서는 이쪽은 잘 모르는 거예요.”
하지만 실제로 와보니 현지 분위기는 매우 달랐다. 현지 외교 관계자는 “(사우디에서) 콘텐츠 분야가 개방된 지가 얼마 안 됐다”면서도 “지금이 진출하기에 적기”라고 강조했다. “2018년에야 영화를 제대로 정식으로 촬영할 수 있게 됐고, 최근에야 공연 문화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빨리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사우디의 수도인 리야드는 세계에서 가장 핫한 도시 중 하나다.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e스포츠 대회가 해마다 리야드에서 열리고 있으며, 오는 2030년에는 세계박람회(EXPO), 2034년에는 세계인의 축구 잔치 월드컵까지 리야드에서 앞두고 있어 당분간 관련 투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원래 500석이고 스탠딩까지 하면 한 800명 정도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것도 턱없이 모자랐어요”라고 콘진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벌써 이게 오픈 시간 1시간도 안 됐는데 솔드 아웃이 된 거예요. 그 뒤 황치열 씨 사우디 팬클럽이 전화 와가지고 벌써 마감되면 어떻게 하냐고 티켓 추가로 가능하냐고 물어봤어요.”


“결국은 문화 차이죠. 한국은 개인 중심 게임이 발달했고, 사우디나 서양권은 친구들과 모여서 커뮤니티 안에서 함께 즐기는 형태를 선호합니다”라고 김 이사는 분석했다.
한 현지 게임업체 관계자도 “사우디에서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인기”라며 “혼자 하는 RPG보다는 여러 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캐주얼 게임 수요가 더 높다. 현지 문화에 맞는 장르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할 것”으로 조언했다.

엄 본부장도 “여기 분들은 한국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는데 왜 한국은 우리한테 관심이 없었어? 뭐 그런 얘기들 많이 하시더라”며 “앞으로 이쪽 오면 센터 거점에서 소통을 좀 더 활발하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콘진원은 올해 성과를 토대로 내년에는 박람회까지 B2B 만남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30개 기업정도가 왔던 이번 행사와는 달리, 대규모 박람회로 가면 연관 산업까지 다 와서 150에서 200개 정도 올 것”이라고 콘진원 관계자는 전망했다.

사우디는 로컬 인구가 약 150만명에 불과한 UAE와 달리 자체 소비시장 35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는 중동 최대의 시장이다. 여기에 국가 차원의 막대한 투자도 쏟아지고 있다. 1시간도 안 돼 매진된 콘서트와 400건 넘는 비즈니스 미팅은 사우디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은 신호에 불과했다. 중동의 새로운 콘텐츠 허브로 부상하는 사우디의 행보가 주목된다.
[원요환 UAE항공사 파일럿 (前매일경제 기자)]
john.won3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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