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가심[한성우 교수의 맛의 말, 말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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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고 나면 여러 흔적이 남는다.
이럴 때 쓰기에 딱 좋은 말이 '입가심'이다.
나아가 향이 강한 음식점의 계산대 옆에 놓여 있는 박하사탕도 입가심으로 대접받기도 한다.
입안을 말끔하게 헹구거나 강한 음식 냄새를 가릴 수 있으니 입가심은 꽤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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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고 나면 여러 흔적이 남는다. 가장 큰 흔적은 역시 주렸던 위가 채워지는 것이겠지만 입에도 여러 가지가 남는다. 맛, 향, 식감 등이 그것인데 음식을 먹을 때는 이것을 즐기지만 그 뒤에도 오래 여운이 남는다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특히, 여러 종류의 음식을 먹을 때 각각의 맛만을 오롯이 즐기고 싶다면 앞에 먹은 음식의 여운은 말끔히 씻어내는 것이 좋다. 이럴 때 쓰기에 딱 좋은 말이 ‘입가심’이다.
이 말에 쓰인 ‘입’은 누구나 아는 말이니 여기에 붙은 ‘가시다’만 잘 풀면 그 뜻을 잘 파악할 수 있다. 사전을 보면 ‘가시다’의 첫 번째 뜻은 ‘어떤 상태가 없어지거나 달라지다’이니 아무래도 두 번째 뜻인 ‘(무엇인가를) 물 따위로 깨끗이 씻다’에 기대어야 한다. 결국 음식을 먹은 뒤 물로 ‘헹구는’ 행위인 셈이니 ‘가시다’를 ‘헹구다’와 같은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런데 사전에는 제시되어 있지 않지만 입가심은 행위뿐만 아니라 그 행위에 쓰는 대상을 가리키기도 한다. 물이나 소금물 등이 가장 기본적인 입가심이지만 때로는 차나 커피가 쓰이기도 한다. 이때는 단순히 헹구는 기능을 넘어 차와 커피의 향으로 이전 음식의 잔재를 덮는 것이니 좀 더 적극적인 의미이다. 나아가 향이 강한 음식점의 계산대 옆에 놓여 있는 박하사탕도 입가심으로 대접받기도 한다. 이 사탕은 더 심한 향을 풍기니 ‘입가심’이 아니라 ‘입덮이’일지도 모른다.
입안을 말끔하게 헹구거나 강한 음식 냄새를 가릴 수 있으니 입가심은 꽤 유용하다. 그런데 최악의 입가심이 있으니 지독한 술꾼들이 쓰는 용법이다. 양주, 고량주 등의 독한 술을 마시고 난 뒤 맥주와 같이 도수가 낮은 술로 입가심을 해야 한다고 말할 때의 그 용법이다. 독한 술의 향과 느낌은 씻어질지 모르나 혈관에는 알코올이 더 쌓여 가니 결코 입가심일 수 없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술쌓이’ 정도가 될까?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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