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계 모유수유 주간 시작의 날”… 모유 수유 ‘눈치 노동’에 내몰린 직장맘

이대현 기자(lee.deahyun@mk.co.kr) 2025. 8. 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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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있더라고요. 근데 쓰는 사람은 못 봤어요."

출산 후 회사로 복직한 직장인 김지민씨(33)는 하루 두 번, 각 30분의 수유시간을 법적으로 보장받고 있다.

법으로 보장된 '수유시간'조차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람마다 모유가 분비되는 속도와 체질이 달라 30분 안에 유축을 끝내기 어려운 경우도 많아, 법으로 정해진 시간만으로는 충분한 수유 여건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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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있더라고요. 근데 쓰는 사람은 못 봤어요.”

출산 후 회사로 복직한 직장인 김지민씨(33)는 하루 두 번, 각 30분의 수유시간을 법적으로 보장받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75조에 따라 생후 1년 미만 자녀를 둔 여성 근로자는 수유시간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회사에서 그 권리를 당당히 사용한 적은 없다. 김씨는 “사실 팀장한테도 눈치가 너무 보여 말을 꺼내기 어려웠다”며 “이런 고민을 남자 동료한테 말했더니 ‘굳이’라는 눈빛을 보내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가장 큰 문제는 기업 문화다. 일부 기업은 수유시간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이를 공공연하게 꺼내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는다.

김씨는 “하루에 두 번씩 계속 자리를 비우면 수유시간이 마치 ‘업무에서 빠지는 특혜’처럼 여겨져 상급자의 무언의 압박이나 동료의 곱지 않은 시선을 견뎌야 한다”며 “제도를 알고 있어도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8월 1일 ‘세계 모유수유 주간(World Breastfeeding Week)’이 시작됐지만 직장 내 모유수유를 보장하는 제도가 여전히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 모유수유 주간은 모유수유의 중요성을 알리고, 엄마들이 안정적으로 아이에게 수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의 국제 캠페인이다.

그러나 한국 워킹맘들의 현실은 이 취지와 여전히 괴리가 크다. 법으로 보장된 ‘수유시간’조차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2023년 일·가정 양립 실태조사’에 따르면 수유시간을 제공하는 사업체 비율은 2017년 27.7%에서 2023년 62.8%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제도적 장치는 꾸준히 확충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있기만 한 제도’라는 비판은 여전하다.

수유실이 없는 사업장이 적지 않아 일부 직장맘들은 독립된 공간은커녕 화장실에서 모유를 유축해야 하는 실정이다. 유축한 모유는 냉장 보관이 필수지만, 탕비실 냉장고에 넣을 경우 동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꺼리는 분위기도 존재한다. 하루 두 차례, 30분씩 자리를 비우는 것조차 상사와 동료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이다.

게다가 사람마다 모유가 분비되는 속도와 체질이 달라 30분 안에 유축을 끝내기 어려운 경우도 많아, 법으로 정해진 시간만으로는 충분한 수유 여건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실이 수유시간 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장경은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수유시간은 법적 권리이자 아이의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며, 나아가 저출산 문제와도 맞물려 있다”며 “직장과 사회문화가 이를 뒷받침하지 않으면 제도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정부와 기업은 단순히 안내문을 배포하는 수준에 그치지 말고, 제도가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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