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 질환, 고지혈증·비만 있다면 잠재적 환자

김태열 2025. 8. 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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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서구화 식습관 때문에
30~40대 젊은 뇌졸중 환자 증가
초기 증상 사라져도 병원에 가야
“정기검진·생활습관 개선, 예방책”
최근에는 3040세대, 이르면 20대부터 뇌혈관 질환이 발병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뇌혈관 질환은 2023년 기준 국내 10대 사망원인 중 4위를 기록한 고위험질환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도 대표적 사망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뇌졸중의 경우 전 세계에서 10초에 1명씩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뇌혈관 질환은 60~70대에 주로 발병하는 만큼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30~40대, 이르면 20대부터 뇌혈관 질환이 발병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뇌경색으로 진료받은 30대 환자수는 2020년 4455명에서 지난해 4618명으로 최근 5년간 약 3.7% 증가했다. 20대와 40대 환자 역시 최근 몇 년 새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고혈압·당뇨 탓 젊은 뇌졸중 환자 증가

뇌질환 중에서도 젊은층에게 대표적으로 위험한 질환으로 꼽히는 것은 뇌졸중(Stroke)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 영역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중 혈전(피떡) 등으로 뇌혈관이 막혀 나타나는 뇌경색은 전체 뇌졸중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발생 빈도가 높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은 뇌졸중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인자다. 고혈압은 뇌졸중 유병률이 가장 높은 질환이며, 당뇨병 또한 뇌경색 환자의 15~33%에서 동반된다. 혈중 총콜레스테롤,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증가 등으로 나타나는 고지혈증도 뇌경색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흡연·음주·비만 역시 이들 질환을 일으키는 요소로 손꼽힌다.

문제는 서구적 식습관과 자극적 음식이 보편화되면서 이 같은 만성질환자가 대폭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이 고지혈증을 갖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기름지고 달고 짠 음식을 선호하는 젊은층의 식습관은 다양한 기저질환을 일으키고, 이는 젊은 뇌졸중의 위험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게다가 젊은 환자는 뇌졸중 초기 증상을 가볍게 여기고 병원을 늦게 찾아 골든 타임을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급성 뇌경색의 치료 골든타임은 4시간30분 이내로, 이 사이에 혈전용해제를 투여해야 큰 후유증 없이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 골든타임이 지났더라도 최대한 빠르게 병원에 내원해야 예후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심한 두통 ▷어지럼증 ▷한쪽 몸의 힘이 빠지거나 마비되는 증상 ▷언어장애 ▷시각장애 등 평상시와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빠른 시간 내에 응급실을 찾는 것이 좋다.

만일 증상이 금세 사라지더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전문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외과의 문하용 과장은 “증상이 짧게 나타나 미니 뇌졸중이라고도 불리는 ‘일과성허혈발작(TIA)’은 대개 일시적 증상으로 여겨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이들 중 17~20%는 3개월 내 다시 뇌경색을 겪을 위험이 크고, 정상 대비 뇌졸중 위험이 5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과성 허혈 발작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경우 추가 뇌경색의 80%는 예방이 가능하다.

가족력 있는 경우 생활습관 개선 필요

뇌졸중 등 뇌혈관 질환은 대개 정기 검진을 통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뇌MRI·뇌MRA 검진은 뇌구조와 뇌혈관을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정밀 검사 중 하나다.

문 과장은 “MRI·MRA는 뇌경색을 비롯해 뇌동맥류, 뇌혈관 기형, 뇌종양 등 주요 뇌질환 조기 진단에 큰 역할을 한다”며 “젊은층의 경우 평상시 전조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드문 만큼 예방적 차원에서 정기 검진을 하면 이러한 리스크를 조기에 차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에는 한 번의 촬영만으로 MRI·MRA 검사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를 활용하는 병원도 많다. 특히 뇌는 구조상 움직임이 없는 장기이기 때문에 조영제 없이 MRA 검사를 할 수 있어 신체적 부담도 매우 적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거나 유전적 가족력이 존재하는 등 뇌혈관 질환 고위험군에 해당할 경우 예방적 차원에서 건강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최근처럼 폭염이 계속되는 날씨에는 수분 섭취와 체온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체중감량, 식이조절, 운동, 금연 등 생활습관의 개선도 뇌혈관 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과일과 채소 등에 많이 포함된 칼륨 섭취를 늘리되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도 뇌졸중 예방에 좋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 환자의 경우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물 치료를 병행하며 혈압·혈당·지질 수치 관리를 진행하는 것이 추천된다.

뇌졸중은 전조 없이 찾아올 수 있는 만큼, 평상시 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 과장은 “평상 시 ’뇌혈관 건강’을 제대로 챙기고, 이상증상이 나타나면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것이야말로 관련 질환 대처에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특히 뇌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들은 신경과와 신경외과를 함께 다루는 전문병원을 미리 확인해 두고 주기적 검진을 통해 자신의 뇌혈관 상태를 확인,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태열 건강의학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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