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내시경, 노년기 변비 뒤에 숨은 대장암 위험 신호 밝혀낸다

노년층에서 흔히 겪는 변비가 단순한 소화기 불편함을 넘어, 대장암의 초기 징후일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변비 환자 수는 2019년 약 15만 명에서 2023년 약 30만 명으로 4년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장암 진단자 수 역시 60세 이상에서 연평균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두 질환 간의 연관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장내시경 전문의인 서울 새항외과 허석주 원장은 “노년기 만성 변비는 단순 증상을 넘어 대장암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며 “대변이 대장에 오래 머물면서 독성물질과 발암물질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대장 점막에 염증이 발생하고, 이는 용종이나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만성 변비 환자 중 약 15~20%가 3년 이내 대장용종 또는 대장암 진단을 받고 있으며, 7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그 비율이 25%로 증가한다. 또한 대장암 환자의 약 60%가 진단 이전부터 만성 변비 증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변비가 대장암의 이차적 증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변비 그 자체가 대장암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장에 종양이 생기면 장이 막히거나 좁아지면서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즉, 갑작스럽게 변비가 악화되거나, 뚜렷한 원인 없이 증상이 지속된다면 이는 대장암의 신호일 수 있으며, 반드시 대장내시경 등 정밀 검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허석주 원장은 “대장암은 조기 발견 시 5년 생존율이 95% 이상으로 매우 높지만, 병기가 늘어날수록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진다”며 “50세 이상에서 특히 변비, 혈변, 복통 등 증상이 있을 경우 2~3년마다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장내시경은 용종을 조기 제거해 암 발생 자체를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검사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노년기 변비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으로 ▲하루 1.5~2L 수분 섭취 ▲섬유질 풍부한 식단 ▲하루 30분 이상 운동 ▲규칙적인 배변 습관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등을 권장하고 있다.
허 원장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생긴다고 여겨지는 변비가 사실은 위험 신호일 수 있다”며 “변의 굵기가 가늘어지거나 잔변감이 심해지고, 혈변 또는 점액변이 동반되는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장암은 국내 암 발생률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60세 이상에서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정기적인 검진과 초기 증상에 대한 경각심을 통해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으로, 노년기 변비를 단순히 넘기지 말고 주기적인 검진으로 건강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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