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우크라 MOU?…주가조작 입증엔 내부자 진술·자금 흐름도 중요

양윤우 기자 2025. 8. 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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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한 가운데 사무실 앞에 사물함이 놓여져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수사가 진행되면서 삼부토건이 허위 정보를 주가를 띄우는데 활용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이렇다 할 일을 추진하지 않았던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주가조작 범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정황에 더해 시세조종을 계획했다는 내부자 진술 또는 문건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분석한다.
자본시장법이 정한 주가조작, 어디까지 해당되나
현행 자본시장법상 근거 없는 루머나 거짓 정보를 시장에 퍼뜨려 투자자들을 속이는 행위는 명백한 불공정 거래로 분류된다. 실체가 없는 사업 계획을 발표하거나 사실을 과장해 홍보함으로써 주가를 급등시키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쟁점은 허위 정보와 과장된 홍보 사이의 애매한 경계다. 기업이 발표한 내용이 완전히 사실무근인 경우라면 중요 사실에 대한 거짓 공시로서 주가조작의 증거가 비교적 분명하다. 반면 발표 내용에 일부 사실관계가 포함돼 있을 때는 과장된 홍보가 돼 법적으로 문제를 삼을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이 불분명해진다.

증권범죄 수사 경험이 있는 검사 출신 A변호사는 "신약 개발기업이 임상 3상에 진입한 것만으로도 마치 신약 출시가 임박한 것처럼 홍보하는 사례를 생각해볼 수 있다"며 "3상 돌입 자체는 사실이지만 이를 부풀려 투자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 허위정보 유포와 단순 과장의 경계선에 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MOU만으로는 부족…스모킹 건은 '주가 부양 모의 정황'
삼부토건의 사례의 핵심도 절반의 진실에 놓여있다.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관련 지자체와 현지 건설사 등과 MOU를 체결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MOU는 어디까지나 사업을 한번 추진해보자는 취지의 의향서에 불과하다. 한 법조인은 "MOU는 사업 확정 계약이 아니기 때문에 그 사실만으로는 주가조작 범죄의 고의성을 단정하긴 어렵다"고 했다.
허위 정보 유포와 주가 부양 사이의 인과관계를 뒷받침할 내부자 고발 등 핵심 증거가 뒷받침될 때 법정에서 주가조작 유죄 판단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A변호사는 "주가를 한 번 띄워보자는 내부 의도가 있었음을 뒷받침할 증거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경영진이 호재를 주가부양 수단으로 활용하기로 모의한 정황이 내부 문서나 메신저 대화 등으로 확인되거나 관계자의 증언 형태로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간접증거 확보 필요…자금 흐름 추적도 핵심
다만 실제 주가조작 수사 및 재판에서 해당 기록이 발견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피의자가 직접 '속이려 했다'고 기록을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A변호사는 "이 경우 여러 간접증거들을 종합해 의도를 합리적으로 추론하는 방식으로 고의성을 입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경우 전문가들은 돈의 흐름을 살펴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삼부토건이 2024년 3월 우크라이나 현지 중견 건설사 부도바 측과 MOU를 체결하며 투자와 합작법인 설립을 논의했다. 같은 시기 삼부토건은 대주주 디와이디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50억원을 조달받았다. 유증 목적은 신규 사업 투자 등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도바 측은 MOU 체결 이후 삼부토건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상반기 이후 사업 관련 논의도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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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만약 삼부토건이 MOU 발표 이후 조달받은 자금이 우크라이나 현지 건설사 투자를 암시하는 '신규 사업 투자' 등과 무관한 용도로 흘러갔다면 그 자금 흐름은 사기적 의도를 방증하는 유력한 근거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반대로 MOU 체결 시점에 삼부토건이 실제로 사업 추진 준비를 했고 이후 무산된 경위에도 합리적 사정이 있다면, 삼부토건은 '과장된 홍보였을 뿐 범죄는 아니다'라는 반론을 주장할 수 있다"고 했다.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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