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1m 패널 ②유창한 영어...관세 협상 주역 '행시 36기' 동기가 큰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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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며 이를 이끈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들 '통상 투톱'은 미국은 물론 스코틀랜드까지 날아가 미국 측 핵심 관계자들과 협상을 이어 갔는데 유창한 영어와 함께 1m가 넘는 대형 발표 패널·프레젠테이션(PPT) 자료 등 시각물을 들고 다니며 끈질긴 설득에 나선 것이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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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 美 러트닉 장관 설득에 주력...스코틀랜드도 동행
유창한 영어·시각물 활용해 협상 중 좋은 이미지 남겨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며 이를 이끈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들 '통상 투톱'은 미국은 물론 스코틀랜드까지 날아가 미국 측 핵심 관계자들과 협상을 이어 갔는데 유창한 영어와 함께 1m가 넘는 대형 발표 패널·프레젠테이션(PPT) 자료 등 시각물을 들고 다니며 끈질긴 설득에 나선 것이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행시 36회 동기 통상 투톱... 러트닉 공략에 매진

31일 산업부에 따르면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행정고시 36회 동기다. 1968년생인 김 장관은 서울대 경제학과, 1969년인 여 본부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대학 선후배다. 김 장관은 기획재정부에서, 여 본부장은 산업부에서 활약하다 김 장관이 2018년 두산그룹 사내 경제연구소 계열사(DLI)의 부실장으로 합류하며 공직을 떠났다. 여 본부장도 2022년 통상교섭본부장을 끝으로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로 갔다.
이재명 정부에 먼저 합류한 여 본부장은 6월 10일 임명 직후 관세 협상 관련 보고를 받으며 밤샘 회의를 벌였다. 그는 6월 22일(이하 현지시간), 7월 5일 두 차례 방미해 미국 측과 대화를 시작했다. '랜딩 존(landging zone·합의점)'을 찾으면 미국으로 간다던 그는 7월 22일 미국을 향했고 다음 날 공식 취임 이틀 차인 김 장관도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통상 투톱의 찰떡 호흡은 이때 본격화됐다. 협상에 가속도가 붙은 순간도 두 사람이 처음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함께 만난 24일부터였다고 한다. 이때 러트닉 장관은 조선업 협력 방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는데 두 사람은 이걸 큰 기회로 보고 협상의 흐름이 끊기지 않게 대화를 이어나가려 했다. '2+2 협상'이 미뤄지며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천공항에서 발길을 돌리는 일도 벌어졌지만 이들은 미국에 머물며 최선을 다했다.
여 본부장은 "일본과 협상 타결 후 (미 측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고 그다음 날(25일)에는 본인이 뉴욕에 있으니 뉴욕 사저로 오라고 해서 찾아갔다"며 "이후 스코틀랜드에서도 만나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대화를 이어 나가면서 협상의 틀이 구체화됐다"고 소개했다. 당시 러트닉 장관은 유럽연합(EU)과 협상을 위해 스코틀랜드 출장길에 올랐다. 여 본부장은 또 "중국과 협상 중인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스웨덴에 있어 스웨덴에 갈 생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러트닉 장관은 이 같은 두 사람의 적극성에 감동받았다고 한다.
유창한 영어·시각물로도 공략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이 영어에 능통한 것도 협상에 큰 힘이 됐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처음엔 통역과 함께 갔지만 24일 협상부터 통역 없이 대화를 이어 나갔다. 통역이 없으니 대화는 더 밀도 있게 진행됐다. 러트닉 장관도 이 점을 매우 좋아했다고 협상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말했다.
설득력을 더하려 실무진들과 협업을 통해 시각물도 꼼꼼히 챙겼다. 러트닉 장관의 사저에서는 1m가 넘는 발표 패널을 들고 가 조선업 협력 방안을 압축해 설명했다. 1m짜리 패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당시에도 들고나올 정도로 미국에 친숙한 방식인 점을 노렸다고 한다.

구 부총리가 합류한 뒤인 29일에는 제조업 협력 방안이 최종 정리된 PPT 자료를 보여주며 김 장관이 재차 설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초기부터 압박이 거셌던 농산물 시장 개방과 관련해서는 사진이 특효약이었다. 여 본부장은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광화문 현장을 공중에서 내려다본 사진을 가지고 다니면서 보여줬다"며 "최근 농축산 업계의 반발도 미국 측이 모니터링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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