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처리를 예고한 더불어민주당이 현대자동차와 현대제철 측에 파업 노동자 대상 손해배상소송을 즉각 철회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자동차·철강업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현대차와 현대제철에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상대 손배소를 취하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배소 건은 현대차 3건(2010·2013·2023년 파업), 현대제철 1건(2021년 파업) 등 총 4건이다.
민주당은 현대차의 소송이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을 들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가 사내 하청직원 전원을 정규직화하는 등 파업 당시 노동자의 요구가 이미 이행된 상황이어서 해당 손배소를 유지할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들 손배소가 노동자의 정당한 단체행동권을 위축시키는 조치라며, 노란봉투법 처리를 앞두고 노사자율적 합의를 통한 자발적 소송 취하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이 최근 한화오션의 파업 노동자 대상 470억원 손배소에 대한 중재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논의의 연장선에 있다.
인천 동구 현대제철 인천공장. [이충우기자]
노란봉투법 처리가 임박한 점도 민주당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해당 법안에는 노조 활동에 따른 손해배상을 묻지 못하게 한 제3조 2항의 적용을 법 시행 전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만약 정당한 파업이라고 법원이 인정할 경우, 현대차·현대제철의 손배소가 기각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현대차·현대제철 측은 모두 “손배소 취하에 대해서는 현재 결정된 바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소를 취하하면 주주들이 반발해 경영진을 배임죄로 고발할 수도 있다는 점이 사측을 위축시키고 있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