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보고] “꿀벌 폐사 등 피해 커…농약이 우리를 죽인다”

곽재근(프랑스 파리 특파원) 기자 2025. 8. 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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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농업기본법' 개정이 최근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며 마무리단계에 들어갔다.

이번 법 개정 논의는 농민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지만, 친환경농업 관련 기준이 완화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개정 법은 농지 주변의 생태 울타리에 대한 보호 의무를 완화하고, 친환경농업 전환 목표를 의무조항에서 권고 수준으로 낮추며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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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보고] 佛, 금지살충제 재허용…친환경농정 후퇴 논란
‘농업기본법’ 상·하원 합의 개정
아세타미프리드 조건부 사용
환경·친환경농업 단체 거센 반발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농업기본법’ 개정에 반대하는 농민들이 5월말 프랑스 국회의사당 앞에서 트랙터 시위를 하고 있다. 법안은 7월 상원과 하원을 잇따라 통과했다. EPA연합뉴스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농업기본법’ 개정이 최근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며 마무리단계에 들어갔다. 이번 법 개정 논의는 농민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지만, 친환경농업 관련 기준이 완화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20년부터 금지된 신경계 살충제 ‘아세타미프리드’의 사용을 조건부로 허용하기로 하면서 환경단체와 친환경농업 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꿀벌 등 수분 곤충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성분은 독일을 포함한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프랑스는 이를 전면 금지해온 상태다.

개정 법은 농지 주변의 생태 울타리에 대한 보호 의무를 완화하고, 친환경농업 전환 목표를 의무조항에서 권고 수준으로 낮추며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장 농민 숨통 트였다 vs 기후위기 대응 역행=프랑스 농업계는 이번 개정안이 청년농민의 농지 우선권 보장, 행정 간소화, 투기 방지 등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사탕무 재배 농민들은 아세타미프리드를 대체할 효과적 대안이 없다며 재허용을 요구해왔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기후위기 대응이 시급한 이 시점에 오히려 농정이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프랑스유기농연합(FNAB)은 “법안이 단기 생산성과 경쟁력 확보에만 치우쳐 지속가능한 농업을 뒷걸음질 치게 했다”고 비판했다.

“가장 약한 농민이 잊혔다”는 비판도=개정안이 통과된 이후 현지에서는 일부 농민과 시민단체들의 항의가 확산되고 있다. 노르망디지역 레글에서는 농민들이 트랙터를 이끌고 도심에 진입해 시위를 벌였으며, 브르타뉴지역 비트레에서는 “농약이 우리를 죽인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도시 진입로 곳곳에 걸리기도 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번 법안이 “가장 힘없는 소농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지적하고 있다. 살충제 재허용은 농약 의존도가 높은 대규모 농가에는 유리한 반면, 친환경을 기반으로 경쟁해온 소농에게는 시장 차별화와 정부 지원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 “건강·환경 보호는 비용 아닌 기본권”=환경·보건 전문가들도 법안의 방향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프랑스 공공보건 전문가협회는 성명을 통해 “건강과 생태계 보전은 결코 경제적 장애물이 아니며 농업 정책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로 재정립돼야 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일부 농약 연구자들은 “아세타미프리드 재허용은 농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으며, 꿀벌 폐사와 생물 다양성 감소로 장기적 피해가 더 클 수 있다”고 짚었다.

개정 법은 법률 차원에서 방향성만 제시한 상태로, 세부 내용은 앞으로 마련될 구체적인 시행령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프랑스 농업식량주권부는 “시행령에서 지방자치단체별 자율과 균형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로 어떤 조정이 이뤄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EU 공동농업정책(CAP)과 배치된다는 점도 과제다. EU 집행위원회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에 대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왔지만, 일부 회원국은 여전히 제한적 사용을 유지하고 있어 불공정 경쟁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파리(프랑스) = 곽재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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