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작가 대신 신인 팀… 한국 드라마에 부는 '공동 창작'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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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범 아버지를 쫓는 부검의 딸이라는 설정의 범죄 스릴러로, 공개 전인 지난 6월 프랑스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랑데부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의 극본은 무려 네 명의 작가가 공동으로 썼다.
작가 한 명이 기획과 집필을 도맡는 국내 드라마 업계에서는 낯설지만 할리우드 등 북미 지역에서는 공동 집필이 보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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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작가들도 '착한 사나이' 공동 작업
미국에선 보편화된 작가들 공동 집필
①각자의 장점 극대화 ②신인 육성
③제작비 부담 경감 등이 장점

#. 지난달 10일 종영한 유플러스TV 드라마 '메스를 든 사냥꾼'. 연쇄 살인범 아버지를 쫓는 부검의 딸이라는 설정의 범죄 스릴러로, 공개 전인 지난 6월 프랑스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랑데부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공개 이후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콘텐츠 종합 순위 1위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의 극본은 무려 네 명의 작가가 공동으로 썼다. 모두 신인 작가다.
#. JTBC에서 방영 중인 이동욱·이성경 주연의 드라마 '착한 사나이'는 두 명의 작가가 썼다. '서울의 달'(MBC·1994) 등을 쓴 45년 차 베테랑 작가인 김운경 작가가 초고를 썼고, 관객 337만 명을 동원해 올해 한국영화 흥행1위를 기록한 '야당' 각본을 쓴 김효석 작가가 이후 합류해 극본을 완성시켰다. 극본 초고와 완성본을 각각 다른 작가가 책임진 것이다.
드라마 극본을 쓰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작가 한 명이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를 기획해 이야기를 완성했던 과거와 달리 여러 작가가 한 작품을 공동 집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공동 집필의 장점 세 가지
'메스를 든 사냥꾼'의 조한영, 박현신, 홍연이, 진세혁 작가는 모두 단독 집필 경험이 없는 신예 작가들로, 네 명이 한 팀이 돼 극본을 완성했다. 작가 한 명이 기획과 집필을 도맡는 국내 드라마 업계에서는 낯설지만 할리우드 등 북미 지역에서는 공동 집필이 보편적이다. '메스를 든 사냥꾼' 제작사 소울크리에이티브의 조한숙 부대표는 "미국에서는 드라마의 전체 방향성을 지휘하는 크리에이터 아래에 있는 여러 작가들이 협업하며 집단 창작을 한다"며 "'메스를 든 사냥꾼'은 본격적으로 극본을 집단 창작한 국내 첫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 창작은 작가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예컨대 크리에이터가 전체 세계관과 회차별 구성을 설계한 후 메인 작가와 초안을 작성하면 스태프 작가들은 에피소드와 대사, 비주얼 작가는 화면 구성을 보완하며 협업하는 식이다. 아이디어는 풍부하지만 이야기 구성에 익숙하지 않은 신인 작가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고, 극본 완성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또 제작비가 급증하며 드라마 업계 불황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작가료가 높은 스타 작가 한 명에게 기대기보다 여러 신인 작가를 기용해 제작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이에 최근 2명 이상이 쓴 드라마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보영 주연의 JTBC 드라마 '하이드'(2024)는 작가가 세 명(이희수·최아율·황유정)이었고, MBC '밤에 피는 꽃'(2024, 정명인·이샘), JTBC '천국보다 아름다운'(2025, 이남규·김수진), SBS '우리 영화'(2025, 한가은·강경민)는 작가가 두 명이었다.

원작 각색 늘면서 공동 창작 증가
공동 집필이 느는 것은 원작이 있는 드라마가 많아진 영향도 있다. 배대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총장은 "순수 창작물은 공동 집필이 쉽지 않지만 원작을 바탕으로 한 각색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OTT 국내 진출 이후 웹툰, 웹소설, 소설, 해외 드라마 등 다양한 원작 기반의 드라마가 늘면서 공동 창작 역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드라마제작사협회가 2023년 국내에서 제작된 드라마 총 123편을 전수 조사한 결과 47편(38%)이 원작이 있었다. 배 사무총장은 "지난해와 올해 원작이 있는 드라마 비중은 훨씬 더 높아졌을 것"이라며 "원작을 공동 각색하는 극본가들도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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