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기업 계열사 따낸 150억 원 국가과제 선발 '불공정'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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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산하 한국임업진흥원이 국가과제 수행기관을 선정하기 위해 진행한 발표심사에서 사전에 응시자에게 제시한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B컨소시엄 관계자는 "공지에 없었던 시제기 시연이 이뤄진 것은 규정 위반으로 페널티를 받아야 할 일"이라며 "그런데도 오히려 (시제기를 갖고 온 회사를) 수행기관으로 선정한 것은 공정한 국가과제 평가원칙을 훼손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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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문엔 없던 시연, 선정 회사만
이의신청 반려, 감사원에 감사신청
한국임업진흥원 "규정 위반 없었다"

산림청 산하 한국임업진흥원이 국가과제 수행기관을 선정하기 위해 진행한 발표심사에서 사전에 응시자에게 제시한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기준을 지키지 않은 응시자 측이 선정됐다는 '불공정' 시비가 일고 있는 것.
산림청은 지난 5월 9일 '대형 산불 대응 솔루션 기술개발' 사업 11개 신규 국가 과제 선정공고를 냈다. 지난 3월 영남권 초대형 산불로 31명이 숨지고 1조800억 원의 피해가 나자 대형 산불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의혹이 불거진 건 한국 산악지형에 맞는 산불진화 특화 기술을 개발하는 '8번' 과제다. 사업비 150억 원이 걸렸다. 임업진흥원은 지난달 19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서 공모에 응모한 컨소시엄을 불러 발표 심사를 했다. 그런데 이때 A컨소시엄이 진흥원 측이 각 컨소시엄에 사전 공지한 기준을 어겼는데도 선정됐다는 문제 제기가 있다.
31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컨소시엄 측 발표자와 배석자로 보이는 총 6명이 발표 장소로 향하는 모습이 나온다. 발표가 끝나자 다시 6명이 대기장소(복도)로 걸어온다. 당시 발표 순서를 기다리던 B컨소시엄 관계자는 “A컨소시엄 측 6명이 한꺼번에 평가장 문을 열고 나왔다”며 “기준을 어긴 것이어서 의아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발표 장소로 향하고 나오는 데는 62분가량 걸렸다고 한다.
우선 A컨소시엄이 발표자 숫자와 발표 시간 기준을 어겼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앞서 임업진흥원은 각 컨소시엄에 제공한 '선정평가(대면평가) 발표 안내'에서 '대면평가 참석 유의사항'을 통해 △참석자 범위를 '발표자 포함 3인 이내 배석 가능'이라고 적시했다. 또 △발표 시간은 발표 25분, 질의응답 25분이라고 밝혔다.
A컨소시엄이 이날 PPT 자료 발표 외 시연을 한 것도 논란이 됐다. 영상을 보면 A컨소시엄은 이날 사족 로봇개 2대를 발표장에 갖고 들어갔다. 하지만 안내문의 '유의사항(필독)'에서는 △평가 준비사항은 PPT 자료·파일·인쇄자료, 신분증이라고 적시했다. 이 때문에 다른 컨소시엄은 시제기(기계 등 성능을 시험하려 제작한 기계) 시연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B컨소시엄 관계자는 “공지에 없었던 시제기 시연이 이뤄진 것은 규정 위반으로 페널티를 받아야 할 일"이라며 "그런데도 오히려 (시제기를 갖고 온 회사를) 수행기관으로 선정한 것은 공정한 국가과제 평가원칙을 훼손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결국 B컨소시엄은 임업진흥원에 이의제기 신청을 했지만 반려돼 감사원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문제 제기에 임업진흥원 측은 “발표장 입실인원(3명)은 응시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했으며, 이는 당시 7명 평가위원에게도 확인했다”며 “당시 CCTV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A컨소시엄의 발표 시간이 길었던 것을 놓고는 “평가위원 논의가 길어져 발표시작 시간이 다소 지연될 수 있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A컨소시엄의 시제기 시연을 놓고는 “PPT만 하도록 규정하지는 않았으며, 당시 시연은 사전 공지 이외 특이사항으로 평가위원단 합의로 진행돼 문제없다”고 덧붙였다.
임업진흥원은 이달 초 A컨소시엄을 국가과제 수행기관으로 예비선정한 뒤 최근 과제수행 협약을 체결했다. A컨소시엄에는 지난해 말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자회사로 편입된 기업도 참여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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