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3500억 달러 투자펀드…‘일본식 펀드’보다 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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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3,500억 달러(약 487조 원) 규모의 대미투자 펀드를 미국에 선물하며 상호관세 15%를 확보했다.
31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일본이 미국과 체결한 대미 투자규모 5,500억 달러는 일본 GDP(올해 4조2,000억 달러)의 13%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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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준이면 한국 2300억 달러 수준이어야
정부 "대미 금융패키지 2000억 달러로 봐야"
1500억 달러는 한국 주도의 조선 협력 패키지

한국은 3,500억 달러(약 487조 원) 규모의 대미투자 펀드를 미국에 선물하며 상호관세 15%를 확보했다. 일본이 약속한 대미펀드 5,500억 달러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경제규모를 따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한국의 두 배 이상인 만큼 GDP 대비 비율로 따지면 한국이 더 불리한 조건으로 체결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양국의 펀드 구조를 따져보면 우리가 더 낫다고 강조한다.
31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일본이 미국과 체결한 대미 투자규모 5,500억 달러는 일본 GDP(올해 4조2,000억 달러)의 13%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GDP(1조8,000억 달러)의 13%는 2,300억 달러인데, 한국은 3,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만큼 양국의 경제규모를 고려하면 우리 정부가 미국에 더 많은 투자금을 선물한 셈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일본과 유사한 구조의 펀드는 2,000억 달러"라며 "전체 규모보다는 2,000억 달러를 일본과 비교하는 게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양국의 GDP 규모를 고려해도 우리가 더 나은 협상을 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배경에는 일명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깔려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과로 내세운 3,500억 달러에는 1,500억 달러 규모인 한미 조선 협력 패키지가 포함된다. 조선 협력 패키지는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만큼 일본의 대미투자 펀드와 성격이 다르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일본의 펀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정한 곳에 투자를 해야 하는 등 여러 제약이 있지만, 마스가 프로젝트는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조선 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선박 건조 △유지보수(MRO) 등을 포괄하는 프로젝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마스가 프로젝트에 대해 "사실상 우리 사업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나머지 2,0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도 일본의 펀드 구조보다 더 낫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우리 산업이 필요한 분야인 반도체·배터리·원자력·핵심 광물에 한정해 투자하기로 했다"며 펀드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간다는 미국 측 발표에는 "미국이 수익을 가져가는 게 아닌 미국에 재투자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대미 펀드는 직접 투자보단 공적 금융기관이 담보하는 보증 위주로 구성된다고 설명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펀드에서) 직접투자 비율은 높지 않을 것이고, 대부분이 대출과 보증으로 본다"며 "제 생각으로는 수출입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가 하는 보증이 대출보다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보증이 가장 많은 금액을 차지하고, 그다음이 대출, 직접투자는 가장 낮다는 얘기다.
대미투자의 대출과 보증 업무 등을 담당할 국책금융기관들은 아직 구체적 업무지시가 내려온 건 없다는 입장이다. 무역보험공사 관계자는 "정부안이 구체화하면 잘 협력해 수출기업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산업부의 구체적 가이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이성원 기자 support@hankookilbo.com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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