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조선'이 일냈다…"협상판 '게임체인저'"

세종=조규희 기자 2025. 8. 1.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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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 협상에서 한국의 '조선 협력' 카드가 제대로 먹혔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31일 기자들과 가진 화상 간담회에서 "조선협력 관련 펀드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게임체인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은 "일본과 EU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한국만이 내세울 수 있는 비교우위가 조선업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 사정에 밝은 한 전문가는 "한국 기업의 미국 조선소 투자가 이번 협상의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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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수출 관세 인하와 조선업 투자를 골자로 한 한미 무역 협상이 타결된 31일 경남 거제시 아주동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대형 크레인이 보이고 있다. 정부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협상 합의에는 한국이 제안한 조선업 협력안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가장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2025.7.31/사진=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한국의 '조선 협력' 카드가 제대로 먹혔다. 25% 관세를 15%로 낮추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했다.

앞서 협상을 마친 일본과 EU(유럽연합)가 비슷한 성과를 위해 많은 것을 내줬다면 한국은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민간 기업의 대미 투자와 발빠른 행보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31일 기자들과 가진 화상 간담회에서 "조선협력 관련 펀드는 한미 관세협상에서 '게임체인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미투자 규모는 총3500억달러인데 이중 1500억달러는 조선 협력 관련이다. 조선협력 패키지는 소위 'MASGA'(마스가·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로 불린다.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 △조선인력 양성 △조선 관련 공급망 재구축 △ 선박 건조 △MRO(유지보수) 등을 포괄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국 협상단과의 면담에서 "미국 내 선박 건조를 최대한 빨리 추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가안보 파고들어…아이디어 보강하며 'MASGA' 완성

현재 미국의 군함 건조·수리 능력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반드시 보강해야 할 부분이다. 미국은 군함 건조·수리 능력에서 중국과 큰 격차를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는 이 점을 파고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미국 내 조선소 투자와 현지 건조라는 조건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다.

여 본부장은 "일본과 EU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한국만이 내세울 수 있는 비교우위가 조선업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에 관심이 많았는데 조선을 통해 미국에 어필할 수 있는 제안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대통령실과 협의하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했고 협상 과정에서 업그레이드됐고 결국 현재 형태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3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한미 통상협의 결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31 /사진=뉴시스
◇기업의 선제 투자가 힘이 됐다

관련 기업의 앞선 투자와 발빠른 행보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앨라배마·캘리포니아주에 조선소가 있는 호주 해양방산기업 오스탈 지분(9.9%)도 확보했다. HD현대중공업은 미시시피에 있는 헌팅턴 잉걸스와 이지스 함등 군함 기자재 공급 등의 협력을 맺었다.

미국 현지 사정에 밝은 한 전문가는 "한국 기업의 미국 조선소 투자가 이번 협상의 기반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 정부가 조선 협력 의지가 강하다"며 "관련 규제 완화도 법령 차원에서 검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 기업 시너지…미래 시장 선점

1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는 한국 조선산업에도 기회다. 미국 시장 진출은 물론 국내 인력 파견과 기자재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

여 본부장은 "한국 기업이 투자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구조는 진정한 '윈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조선산업도 글로벌화 돼 있지만 접근 안되는 넓은 시장에 우리 기업이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설계·건조 능력을 갖춘 한국 조선업과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지닌 미국 기업의 협력은 자율운항 선박 등 미래 시장 선점에도 유리할 전망이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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