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취임 후 두달 만에 정상회담… 트럼프, 구체적 청구서 내밀 듯

박상기 기자 2025. 8. 1.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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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확정]
새로운 국면 접어든 대미 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AFP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이 이르면 다음 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릴 예정이다. 31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조현 외교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회담에서 구체적 회담 일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 당국자는 “최대한 빨리 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0일(현지 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한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을 발표하며 “한국이 거액의 투자도 약속했고, 이 투자 금액은 2주 안에 이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해 양자 회담을 할 때 발표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발표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협상에 참여했던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에는 ‘어, 다음 주에 만날까’라고 말할 정도로 이 대통령을 굉장히 만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며 “굉장히 빠른 시일 내의 정상 간 회담에 대해 바로 옆에 있던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미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뒤 두 달여 만에 성사됐다. 과거 정부에선 출범 뒤 한 달 이내에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하곤 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 대통령 당선 축하 논평에 “중국의 영향력 행사에 우려하며 반대한다”는 말을 넣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워싱턴 DC에 갔는데도 정상회담 일정을 못 잡는 등의 상황이 벌어지자 양국 관계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이번 정상회담을 놓고 외교 소식통은 “어색했던 한미 관계가 일단 복원 국면에 들어간 것”이라며 “미국 조야에 남아있는 이 대통령에 대한 ‘친중(親中) 이미지’를 해소하는 것이 이번 정상회담의 과제 중 하나”라고 했다.

두 정상은 이번에 양국이 합의한 투자 펀드의 세부 내용을 논의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거액의 투자’ 내역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 등 경제·통상 현안의 협상이 사실상 일단락됐다면, 국방비 증액과 주한 미군의 역할 재조정 등 ‘한미 동행 현대화’에 관한 외교·안보 분야 협의는 이제 본격화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 국방비를 GDP(국내총생산)의 5% 수준까지 올리라고 요구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우리 국방비는 61조2000억원으로 GDP 대비 2.3%다. 한미 상호 방위 조약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확대 적용하는 이른바 ‘동맹 현대화’와 관련된 대화도 오갈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이달 한미 외교 차관과 국장급 회의에서 주한 미군 역할을 기존의 북한 억제에서 중국 견제로 조정하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이 만난 뒤 북한 관련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다.

최종건 전 외교부 차관은 “대미 협상은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라며 “주한 미군 방위비 인상을 포함한 국방비 증액, 미국 무기 구입, 주한 미군 역할 재조정 등 각종 청구서가 날아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31일 오전 장·차관 워크숍에서 관세 협상에 대해 “정말 어려운 환경에서 노심초사하고 (협상팀이) 고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도 좀 뭐랄까, 이 나라의 국력을 키워야 되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하여튼 그 어려움 속에서도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한 성과를 이뤄낸 노고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협상 기간 관련 언급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제가 이빨이 흔들려서 사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가만히 있으니까 진짜 ‘가마니’인 줄 알더라”며 “말을 하면 악영향을 주니까 안 했던 것”이라고 했다. 협상 전략상 언급을 최소화했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은 “오리가 우아한 자태로 있지만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물밑에선 얼마나 생난리냐”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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