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조언, 트럼프 흉내내며 리허설도 해줘… 러트닉 다시 봤다

30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실질적 ‘키맨(핵심 인물)’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었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각국과의 협상에서도 러트닉이 대면·비공식 회동 등을 통해 상대방 대표단에 실질적으로 ‘최종안’을 받아내는 역할을 했는데, 이번 한미 협상에서도 러트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 향하는 첫 번째 관문이자 마지막 변수였다. 우리 대표단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협상은 한 차례도 없었다.
한국 대표단은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워싱턴과 뉴욕, 스코틀랜드를 오가며 러트닉과 총 7차례 면담했다. 사실상 하루에 한 번꼴로 러트닉을 만나 공을 들인 것이다. 대표단은 러트닉이 트럼프 수행을 위해 스코틀랜드를 방문했을 당시 비행기표를 끊어 예정에 없던 동행을 한 것을 놓고 “협상의 물꼬를 튼 전기(轉機)였다”고 했다. 러트닉에게 “괜찮다면 스코틀랜드에서 협상을 이어가자”고 했고, 러트닉이 여기에 화답해 매스가 프로젝트 같은 이번 협상의 큰 틀이 잡혔다는 것이다.

러트닉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올릴 최선의 최종적인 안을 내라”고 한국 측을 압박하기도 하고 “조선업 투자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라”며 모범 답안을 조언해 주는 등 최종 협상안을 조율했다. 러트닉의 조언에 따라 대표단은 트럼프 면담에 대비해 일본처럼 역할극 같은 예행연습을 해뒀다. 트럼프를 흉내 내 직설적이고 투박한 말투로 질문하면 답변하는 식이었다. 30일에도 한국 대표단을 만난 러트닉이 트럼프에게 최종 보고를 했고, 그 직후 트럼프가 직접 한국 대표단을 불러 협상을 타결했다.
러트닉은 평소 강경하고 직설적이며 협상장에서 상대를 압박하는 ‘배드캅(악역)’ 역할로 악명 높다. 일본과의 협상 타결 직후 방송에서 “한국과 일본은 서로 경계하는데 한국 협상단이 미·일 무역 합의 내용을 보고 욕설을 했을 것”이라며 한국을 심리적으로 몰아붙이는 전략을 구사했다. 일본과 한국 대표단을 자택으로 부르거나 대서양을 건너 자신이 있는 스코틀랜드로 오게 한 것도 미국의 우월적 위치를 각인시키기 위한 의도적 연출이라는 해석도 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러트닉은 “매일 새벽 1시에 트럼프와 통화한다” “나만이 트럼프를 설득할 수 있다”고 하는 등 권력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넘치는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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