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선 K-관광의 미래, 로컬들 매력을 잇다] 3.철도관광으로 ‘호쿠리쿠’ 살리기
도야마 신칸센 개통 후 거주 인구 증가
도시 골칫거리 ‘운하’ 시민공간 탈바꿈
인프라 중심부 집약 등 콤팩트 시티 추진
주유버스로 쓰루가역·관광지 접근 용이
역사 담긴 ‘아카렌가 창고’ 관광 특수 맞아
외국인 관광객·도시인구 유입 가능성 견인
JR서일본 측 매 시즌 특정지역 집중 홍보
“노선 인기 얻어… 승객 4배 정도 상승”

우리나라보다 앞서 고령화와 인구 감소를 맞아 지역 소멸을 겪고 있는 일본은 ‘관광’으로 생활 인구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소도시 관광이 곧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특히 철도 강국으로 알려진 일본은 철도를 이용해 전역을 이동할 수 있는 만큼 각 지역을 알릴 수 있는 특화된 관광 콘텐츠가 발달해 있다. 오사카역에서 철도를 타고 2시간이면 호쿠리쿠 지역의 일본 소도시들을 방문할 수 있다. 지난해 개통한 호쿠리쿠 신칸센을 타고 최근 방문한 일본의 ‘도야마’와 ‘쓰루가’는 강원과 닮은 곳들이 많았다. ‘도야마’는 질 좋은 해산물과 산에서 볼 수 있는 협곡이 유명한 곳으로 고속열차 신칸센 개통 이후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쓰루가’는 항구도시로 번성했던 곳으로 강릉처럼 소나무가 자라는 해안가 숲 ‘게히노 마쓰바라’ 등 관광지로 명성을 얻고 있다.

■ 해산물의 도시, 철도로 알리는 지역 콘텐츠
‘일본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도야마에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카야마 마을과 일본의 V자 협곡인 구로베 협곡과 협곡 위를 달리는 도롯코 열차를 즐길 수 있다. 한때 소멸 지역이었으나 고속열차 신칸센이 들어서고, 도심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거주하는 인구도 크게 늘었다. 호쿠리쿠 신칸센 개통 이후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주목받고 있는 도시다.
철도를 타고 도착한 도야마 역에서 15분만 걸으면 다다를 수 있는 ‘후간 운하 환수 공원’은 도시를 대표하는 공간이었다. 수운 교통이 중요하던 20세기 초 만들어진 운하는 육상교통의 발전으로 도시의 골칫거리가 됐다. 도야마시는 이를 활용해 시민이 쉴 수 있는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공원 내 호수 근처에 자리 잡은 카페는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타벅스로 유명하다. 겨울에는 설경을, 봄에는 벚꽃을 즐길 수 있는 명소다.
‘해산물의 도시’ 도야마시는 2012년 인구가 절정에 다다른 후 인구 소멸이 시작됐다. 가속하는 인구 소멸을 막기 위해 ‘콤팩트 시티(압축 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넓은 평야를 보유한 탓에 인구 집약력이 상대적으로 낮기에 도시 중심부에 인프라를 집약하고, 교외에 사는 사람들을 ‘트램(노면열차)’으로 연결했다. 특히 30%에 달하는 고령화 인구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트램’으로 도시 교통성을 확보했다. 아울러 관광 컨벤션 학회를 유치하는 등 도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도 뒷받침했다. 국제회의도시 이미지를 구축한 후 컨벤션 사업을 유치, 이것이 좋은 서비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인구 소멸을 막고 있었다.
도야마시청의 관계자들도 지역의 관광 산업 활성화에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었다. 도야마시는 일본에서 신선한 해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다. 호쿠리쿠 신칸센 개통 이후에는 간사이 지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후쿠이, 카나자와 등 주변에 있는 현들과 홍보 활동을 유치하고 있었다.
오쿠다 나오키 도야마시 기획조정실 주간은 “호쿠리쿠 신칸센 개통 후 도야마 숙박자가 철도 개통 이전보다 2배가 늘었다”고 말했다.
시청 공무원들은 이러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야마시는 지역의 특색있는 콘텐츠 구성에 힘을 쏟고 있었다. 사무라이 복장을 하고 도야마성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인기 코스였고, 도야마시의 ‘스시 마을’을 강조하기 위해 트램의 랩핑을 ‘스시’로 꾸미기도 했다. 또 철도 노선에 따라 인기있는 스시집을 안내하고,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도야마시의 호텔에 숙박하면 인기있는 스시집을 이용할 수 있는 무료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 이러한 관광 상품은 단순히 ‘먹고’ 떠나는 여행이 아닌 ‘체류형 여행’의 좋은 예시로 자리 잡고 있었다. 또 새우과 풍부한 어종이 유명한 만큼 트램과 패스를 연결해 스시를 먹을 수 있는 티켓 패키지도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 쓰루가, 철도 개통으로 눈부신 발전 맞다
동해안을 연상케하는 후쿠이 쓰루가는 역사적 사찰이 많은 해안가 항구도시다. 항구 도시로서 번성한 쓰루가의 랜드마크 중 1만여 그루의 소나무가 자라는 해안가 숲 게히노 마쓰바라와 아카렌가 창고(붉은 벽돌 창고)에 방문했다. ‘쓰루가’역에서 주변을 도는 버스(주유 버스)를 탈 수 있어 역과 주요 관광지와의 접근성이 뛰어났다. 기름 창고로 쓰이던 유휴공간을 지역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박물관으로 만든 ‘아카렌가 창고’는 신칸센 개통 이후 관광객 특수를 맞았다.
아카렌가 창고의 홍보 담당인 오카다 씨는 “호쿠리쿠가 개통되면서 관람객이 늘었다는 체감이 있었다. 신칸센 개업에 맞춰서 창고 캐릭터 전시 이벤트를 기획했다”면서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SNS와 뉴스 보도로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주위 상권도 철도 개통 이후 활기를 찾았고 앞으로도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 경포해변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바다를 낀 소나무 숲을 지닌 게히노 마쓰바라는 쓰루가시에서 온 관광객이 아닌 도쿄 등 대도시에서 온 관광객들이 있었다. 도쿄에서 온 A씨(26)는 “전날까지 신칸센을 이용해 가나자와를 관광한 후 호쿠리쿠 신칸센을 탔다”면서 “호쿠리쿠 신칸센 개통으로 단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던 쓰루가를 방문하게 됐다. 정차역이 많아서 불편한 점이 있었지만, 기차를 타고 바로 올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었다”고 말했다.
철도 개통으로 쓰루가 도시 모습도 바뀌었다. 쓰루가역 상권이 개발됐고, 서양 관광객들도 눈에 띄었다. 철도를 이용해 통근하게 되면서 새로운 도시 인구 유입 가능성도 늘었다. 40대 쓰루가 시민은 “철도 개통 이후 도서관과 호텔이 신축됐고,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남편은 기차를 타고 도쿄로 왕래한다. 자녀도 후쿠이시로 통학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다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쓰루가로 온다. 열차가 자주 통과하지 않는 미야마라는 마을에서 기차가 개통되자 쓰루가에 거주하기 위해 오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역 근처 상점가가 폐점이 된 곳이 있어 미관상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접근성 개선을 과제로 꼽기도 했다.

■ “철도 관광 연결, 지역 중점 홍보 콘텐츠 중요”
지역 활성화를 위한 철도 관광 지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JR서일본 측은 ‘DC(Destination Campaign)’를 펼치며 시즌마다 특정 지역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계절마다 각 지역을 조명해, 특정 계절에 따라 방문하기 좋은 명소를 알리고 있다. 또 쓰루가역을 포함한 각 지역의 명소를 주요 역에 홍보하고, 지역의 공예품을 역 부근에서 살 수 있게끔 기념품을 제작하고 있다.
JR서일본의 미야모토 히데유키 쓰루가역장과 가나자와지사 홍보 담당 카타이 히데아키 씨도 이와 같은 의견을 뒷받침했다.
미야모토 역장은 “호쿠리쿠 신칸센이 연결되면서 노선이 인기를 얻고 있다. 쓰루가역은 연결되기 이전에 특급은 지나치고 통과하는 환승역에 불과했다”며 “철도 개통 이후 4배 정도 승객이 늘었다. 환승고객의 10% 정도는 도시락을 사는 등 역내 특산물을 구매하거나 편의점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카타이 씨는 “호쿠리쿠 신칸센을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소도시로의 연결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관광 열차를 통한 매출 신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통학, 통근을 넘어 철도를 이용한 지역 관광 활성화가 중요하다”며 “지역과 연계한 온천 관광열차 등 지속적인 철도 상품을 개발해 각 지역의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채윤 기자 cylee@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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