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언덕에서 턱없는 세상을 꿈꾸다 [삶과 문화]

2025. 7. 3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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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출장차 가끔 가지만 바다를 볼 일은 드물다.

지역에서 경사로를 놓고 싶다며 자문을 요청해 온 영도장애인복지관으로 가는 버스는 언덕으로 올라가더니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바다 풍경을 선사했다.

대마도까지 보일 정도의 탁 트인 바다.

언덕마을 영도에서 '모두의 1층'을 향한 꿈이 더 푸르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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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0일 부산 영도구장애인복지관 턱없는 가게 발대식 참여자들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에 출장차 가끔 가지만 바다를 볼 일은 드물다. 그날은 달랐다. 지역에서 경사로를 놓고 싶다며 자문을 요청해 온 영도장애인복지관으로 가는 버스는 언덕으로 올라가더니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바다 풍경을 선사했다. 대마도까지 보일 정도의 탁 트인 바다. 관광객들이 우루루 하늘전망대 정류장에서 내렸다. 그 뒤로도 버스는 한참 언덕을 올라갔다. 부산 평균 기온보다 1, 2도 낮을 정도로 지형이 높은 이곳에 휠체어를 타는 내 딸은 올 수 있을까.

“여기 높죠? 영도에서 ‘무장애 점빵’을 만들겠다고 했더니 어떤 사람들은 코웃음을 치더라고요.” (복지관장)

언덕 위의 복지관 강의장에는 휠체어와 목발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을 비롯해 20여 명이 모여 있었다. 경사로를 놓을 지역 가게를 발굴하실 분들이란다. 강의 중 궁금해서 물었다. 이 높은 복지관까지 어떻게 오시느냐고. 한 휠체어 이용 모니터링단원은 저상버스도 열심히 탄다고 답했다. 언덕 위까지 저상버스가 다 올라온다며.

“여러분, 대법원에서 장애 접근권을 기본권으로 인정했어요. 경사로 설치하는 게 원칙적으로 모든 점포의 의무가 됐다고 말씀하셔도 되는 거예요”라는 말에 수강생들의 눈이 반짝반짝거렸다.

경사로 사업 상당수는 지자체 기금을 재원으로 지역 가게의 신청을 받아 운영한다. 이곳에선 적극적으로 경사로 설치 비용을 영도구로부터 따냈다는 게 달랐다. 구에서 고향사랑기금 중 일부를 경사로 설치 기금으로 받으셨단다. 어떻게 그런 생각까지 하게 됐을까. 관장님 이야기에서 핵심을 찾아냈다. ‘장애인들이 지역을 이용하는 고객 되기’였다. 첫 시작은 AAC(언어장애인들이 그림 등으로 소통하는 보완대체의사소통) 메뉴판, 주문판 제작이었다. AAC 메뉴판 비치 상점을 실제로 이용하러 다녔다. 발달장애 당사자들이 직접 태종대 같은 관광지나 박물관의 ‘쉬운 안내문’ 제작까지 하게 되었단다.

“발달장애인분들이 지역에서 자립해 사는 걸 지원하고 있어요. 제빵 기술 등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는 동네 교육기관을 수소문했고요. 쉬운 정보 안내 제작 같은 일자리도 만들고요. 그렇게 사회활동이 늘어나고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지역 매장 모니터링도 꾸준히 하다 보니 휠체어 타고 가고 싶은 곳들 경사로까지 놔보자, 이렇게 마음먹게 된 거죠. 다 연결되어 있더라고요.”

역시 겉만 보고 판단할 게 못 된다. 이렇게 언덕이 이어지는 동네에서 경사로를 설치하자는 용기를 냈다니, 놀라웠다. 한국의 장애 인구 절반은 고령층이다. 기본적인 지역 생활에서의 접근성 확대가 중요하다. 무의가 모두의 1층을 통해 경사로 설치를 자문하고 경사로 정보를 모으는 것도 결국 지역에서 휠체어로 갈 곳을 늘리려는 전국 지역 구석구석의 주민 활동가를 지원하고 싶어서다.

산이지만 푸른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어서 그런가. 언덕마을 영도에서 ‘모두의 1층’을 향한 꿈이 더 푸르게 느껴졌다.

홍윤희

홍윤희 장애인이동권증진 콘텐츠제작 사단법인 '무의'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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