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관세 합의, 울산 경제 손익 냉정히 따져야

강정원 논설실장 2025. 7. 31.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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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협상 시한을 하루 앞두고 한미 양국이 기존 25%에서 15%로 관세율을 인하하기로 극적으로 타결했다. 수출 주력 산업도시 울산으로서는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 하지만 안도의 한숨만 내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번 협상 타결이 울산 경제에 미칠 득과 실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향후 격변할 글로벌 무역 환경에 대비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 경제의 버팀목인 자동차 산업은 적신호가 켜졌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누려온 무관세 혜택이 사라지고 15%의 관세 장벽이 새로 생긴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핵심 경쟁국인 일본, 유럽연합(EU)과 비교해 불리한 운동장에 서게 된 것이다. 일본과 EU에 부과되는 15% 관세는 기존 2.5%를 포함한 것이어서 실질적인 추가 부담은 우리보다 훨씬 적다. 결국 울산공장 등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현대차는 일본, 유럽차와의 가격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영업이익 하락이나 판매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내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현대차 울산공장의 전기차 수출 전략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다.

  반면,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의 문도 열렸다. 이번 협상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히는 1,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조선협력 패키지(마스가 프로젝트)'는 울산 조선업계에 새로운 활로가 될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우리 조선기업들이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설과 인력 양성, 공급망 재구축을 주도하며 미국 조선업 부흥의 파트너가 되는 것이다. 이는 기술과 인프라를 수출하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의미로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다.

  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자유무역 시대의 종언'과 '국익 우선 보호무역주의의 대두'라는 거대한 흐름을 확인시켜 줬다. 치열한 기술 혁신을 통해 경쟁자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초격차'를 확보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현대차가 관세협상 타결 후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울산시와 지역 상공계, 그리고 각 기업은 이번 관세 협상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단기적 충격을 최소화하고 장기적 기회를 극대화할 전략을 시급히 수립해야 한다. 자동차와 부품업계를 위한 지원책부터, 조선·비철금속 분야의 새로운 기회를 구체화할 정책까지,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울산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