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무역협상이 31일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여야간 온도차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값진 성과"라면서 당 차원의 관련 입법 등 후속 조치에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김병기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익 중심 실용외교는 옳았다. 출범 2개월 만에 국민의 큰 기대에 값진 성과로 응답해준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 농민의 생존권과 식량 안보를 지켜내 민생 경제 회복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 시켰다"며 "민주당은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우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 수출시장 다변화 등 산업 혁신을 지원하는 입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상혁 수석대변인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협상으로 우리 경제에 드리웠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며 "미국이 짜놓은 판 위에서 해야 하는 어려운 협상이었지만 정부는 우리가 지켜야 할 국익을 철저히 지켜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 협력 펀드와 대미 투자 펀드는 미국 시장에 우리 기업의 든든한 교두보가 되어 줄 것"이라며 "이번 협상으로 우리 수출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미국 시장에서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나은 조건으로 경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책임 여당으로서 앞으로도 우리 기업이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정청래·박찬대 후보도 일제히 환영의사를 표했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이번 결과는 "사실상 손해", "내용상으로는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며 평가 절하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15% 관세율로 합의가 된 점은 일본이나 유럽연합(EU)과 동일한 차원이기 때문에 적절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나라 자동차는 관세율이 제로였지만 일본은 2.5%를 적용받고 있었다. (일본과) 동일하게 15%의 관세율이 적용되면 일본 차의 경쟁력이 커지는 점이 우려된다. 사실상 우리 자동차의 손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 시한에 쫓겨서 많은 양보를 했다는 느낌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부는 쌀·소고기를 비롯한 농축산물에 대한 추가 개방은 없다고 발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는 '농업'이 포함돼 있다"며 "쌀·소고기 이외에 다른 곡물이나 과일류에 대한 수입이 대폭 확대되는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의 단순한 정치적 수사인지 정부에서 명확히 밝혀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동차의 경우 일본·EU는 1.94%의 품목별 관세를 적용받아 왔지만 우리는 0%였다"며 "동일한 관세 적용은 우리에게 손해다. 최소한 13%까지는 (관세율을) 낮췄어야 했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세율 15%라는 숫자는 맞췄지만, 내용을 보면 아쉬운 협상"이라고 평가했다.
이용구기자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