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시대, 우리가 지켜야 할 치안과 배려

우리 사회는 빠르게 다문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지방의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며 지역사회의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충청권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제 외국인은 지역경제를 함께 이끄는 실질적인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충북 음성군만 보더라도 2025년 2월 기준, 총 인구 10만8000여명 중 외국국적 동포와 등록외국인이 약 1만7000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12.9%에 이른다.
대소면의 경우 외국인 인구 증가로 인구 2만명을 넘어 읍 승격 기준을 충족했다. 이처럼 외국인은 더 이상 '일시적 체류자'가 아닌, 지역사회를 함께 꾸려가는 동반자이다. 특히 산업단지와 농촌지역에서는 외국인 근로자의 손길 없이는 공장과 농가가 제대로 운영되기 어려운 현실이다.
하지만 낯선 언어, 문화, 생활양식의 차이에서 오는 거리감은 주민들에게 정서적 불안과 치안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치안 만족도가 낮아지고, 외국인 관련 범죄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 공존의 장벽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외국인은 단순한 '체류자'가 아니라, 지역을 함께 지탱해 나가는 소중한 이웃이다.
그러나 공존에는 과제도 따른다. 전국 곳곳에서 외국인 운전자의 무면허 운전, 음주운전, 사고 후 차량을 유기하고 도주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주민의 체감안전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교통법규나 면허제도에 대한 정보 부족, 자국과 상이한 운전문화가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경찰은 외국인 대상 교통안전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음성경찰서는 다국어 교통법규 안내자료를 배포하고, 외국인지원센터와 협력해 무면허·음주운전 예방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호 이해와 소통이다. 음성경찰서는 외국인 주민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다문화가정 간담회 개최와 외국인도 포함된 자율방범대를 운영해 외국인 스스로가 지역 치안의 일원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참여형 치안 모델은 외국인과 주민 사이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변화에 발맞추고 있다. 음성군은 2019년 외국인지원팀을 신설하고, 2020년 충북 최초로 외국인지원센터를 개소해 통번역, 체류상담, 한국어교육 등 실질적인 정착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년 수천 명의 외국인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
또한 2025년 3월에는 외국인을 지방자치 인구 산정 기준에 포함시키는 지방자치법 개정이 추진 중이다. 이는 외국인을 지역사회의 실질적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중요한 변화다.
결국 다문화 시대의 치안은 경찰과 행정기관만의 몫이 아니다.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주민들의 인식과 자세가 함께할 때 진정한 공존과 안전이 실현된다.
치안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의 책임이다. 다문화 시대,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단지 법과 질서만이 아니다.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리고 낯선 이웃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용기야말로 우리 공동체 안전의 가장 확실한 기반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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