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무역협상 타결] “트럼프 대통령, ‘고무줄 잣대’로 판 흔드는 협상의 달인”

주형연 2025. 7. 3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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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잣대'로 판을 흔들며 관세 회초리를 휘두르는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 대통령의 '협상 기술'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미국 해방의 날'로 지칭한 지난 4월2일 전 세계 대부분 국가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발효일인 같은 달 9일 '관세 부과 90일 유예'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무역 상대국들은 7월9일까지 남은 시간이 미국에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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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무줄 잣대’로 판을 흔들며 관세 회초리를 휘두르는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 대통령의 ‘협상 기술’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 한국과 무역협정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타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최대한 이익이 되는 결과를 도출했기 때문이다. 뚜렷한 원칙이나 셈법 없이 관세율을 일방적으로 설정하는가 하면 관세율을 늘렸다가 줄이기를 반복했다. 관세 부과 유예 시한도 몇 차례 연장하는 등 각종 변칙 전술을 활용한 끝에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무역 파트너로부터 대규모 투자 등 양보를 끌어냈다.

그간의 협상 상황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지점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미국이 우위에 서는 협상판을 짠 것이 눈에 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미국 해방의 날’로 지칭한 지난 4월2일 전 세계 대부분 국가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발효일인 같은 달 9일 ‘관세 부과 90일 유예’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무역 상대국들은 7월9일까지 남은 시간이 미국에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

상호관세 발표 후 뉴욕 증시가 폭락하는 등 강경 관세정책으로 인한 우려가 커지자 급하게 관세부과 유예를 발표하면서 관세 부과가 미국 경제에 더 큰 해악을 끼칠 것으로 판단되기도 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서로 100%를 훌쩍 뛰어넘는 관세전쟁을 벌이다 휴전에 합의했고, EU를 향해서는 협상에 진전이 없다며 6월 1일부터 50%로 관세를 올리겠다고 으름장을 놨다가 입장을 번복했다. 미국 내에서 관세 정책 자체가 위협받기도 했다. 미 연방 국제통상법원이 지난 5월 28일 상호관세 시행을 금지하는 판결을 하면서다.

일본과 한국을 시작으로 ‘관세 서한’을 보내 관세율을 다시 일방적으로 설정하는 한편 관세 시한을 8월 1일로 못박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설정한 관세율은 그야말로 들쭉날쭉했다. 대부분 국가가 4월 2일 받은 관세율보다 낮아졌지만, 브라질의 경우 기본관세 10%에서 5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받았다.

전 세계 국가들의 움직임은 이 시점부터 급박해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의 협상 타결 소식이 먼저 나왔다. 이어 일본도 지난달 22일 전격적으로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했다.

한국과의 협상 타결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어김없이 구윤철 부총리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백악관에서 만났다. 면담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합의 내용을 가장 먼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협상단을 만나 일본과 최종 담판에서 했던 것처럼 합의문의 수치를 직접 수정하지는 않았다. 협상 진행과정에 대한 보고를 받으면서 한국이 제안한 투자액 규모를 올리는데 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협상의 달인이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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