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 간부가 뒷돈 받고 도박장 단속 정보 유출

정수진 기자 2025. 7. 3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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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제공 대가 700만원 챙겨
업주 도주·증거 인멸도 도와
검찰, 경감·업주 등 4명 구속 기소
게티이미지뱅크
울산 도박장소 개설, 단속정보 유출 사건 피고인 및 공소사실 요지. 울산검찰청 제공

'형사기동대와 같이 도박장 오프라인 단속 예정.' 

울산 현직 경찰간부가 돈을 받고 도박장 단속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울산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직무대리 이대성)는 공무상비밀누설과 뇌물수수 혐의로 울산경찰청 형사기동대 소속 경감 A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또 도박장 7곳을 운영한 업주 B 씨와 범죄수익 은닉을 도운 C 씨, 부동산 차명 명의제공자 D 씨 등 3명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 협박에 제보자 극단 선택···검찰, 전면 재수사

A 경감은 지난해 4월 도박장 업주에게 체포영장 발부 사실과 단속 정보를 미리 알려주는 등 도박장을 운영한 B 씨 일가의 도주 및 증거인멸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 경감을 수사하던 중 단속 정보가 도박장 운영자 E 씨에게 유출된 정황과 E 씨의 사실혼 배우자 B 씨가 도박장 제보자를 알아내 회유, 협박한 사실을 알아냈다.

이후 제보자가 압박에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을 확인하고, 송치된 도박장 관련자들의 도박장소개설 사건을 전면 재수사했다.

수사 결과 E 씨의 배우자 B 씨가 도박장 7곳의 공동 실업주로 도박장을 운영하며 벌어들인 범죄수익 21억원 중 13억원을 이용해 43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차명 매수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

수사초기에는 경찰의 영장집행 당일 경찰간부 A씨의 수사정보 유출로 인해 B씨 일가가 운영하던 도박장 관련 증거가 모두 인멸됐고, 그 결과 수사 초기 E씨만 구속되고 범죄수익도 1억원만 특정됐었다.

또 E 씨가 경찰의 영장집행 2개월 전부터 단속을 피하기 위해 불을 끄고 영업한 것을 확인하고 도박장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결과, E 씨의 아들도 함께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도박사이트 총판으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 도박장 7곳서 21억 수익···43억 부동산 차명 매입

E 씨의 아들은 경찰간부 A 씨에게 700만원의 뇌물을 주고 단속정보를 제공받았다.

그는 A 경감에게 '경찰의 도박장 집중 단속기간'이나 '특정 지역에 대한 단속 여부' 등을 물어보고, 단속정보를 불특정 다수의 도박장 운영자들이 참여한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 게시하며 '○○ 지역에서 형사기동대와 같이 오프라인 단속 예정이 확인되었습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A 경감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범죄수익 은닉 공범 C씨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검찰 수사에 대비하라'고 알려줬고, 이에 따라 관련 증거가 인멸되기도 했다.

검찰은 제보자 휴대전화를 분석하던 중 B 씨 운영 도박장의 영업장부 일부 사진을 확인하고, 관련 계좌분석 등을 통해 B 씨 일가가 벌어들인 도박장 범죄수익이 약 21억원에 이르는 사실을 규명했다. 범죄수익 중 13억원이 D씨가 운영하던 법인 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 사용된 것을 밝혀냈다.

검찰은 해당 부동산을 기소 전 몰수보전 조치해 환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사법제도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하는 공직비리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도박 등 사행성 범죄로 취득한 범죄수익은 끝까지 추적해 철저히 환수하겠다"라고 밝혔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