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찰 간부가 뒷돈 받고 도박장 단속 정보 유출
업주 도주·증거 인멸도 도와
검찰, 경감·업주 등 4명 구속 기소


'형사기동대와 같이 도박장 오프라인 단속 예정.'
울산 현직 경찰간부가 돈을 받고 도박장 단속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울산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직무대리 이대성)는 공무상비밀누설과 뇌물수수 혐의로 울산경찰청 형사기동대 소속 경감 A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또 도박장 7곳을 운영한 업주 B 씨와 범죄수익 은닉을 도운 C 씨, 부동산 차명 명의제공자 D 씨 등 3명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 협박에 제보자 극단 선택···검찰, 전면 재수사
A 경감은 지난해 4월 도박장 업주에게 체포영장 발부 사실과 단속 정보를 미리 알려주는 등 도박장을 운영한 B 씨 일가의 도주 및 증거인멸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 경감을 수사하던 중 단속 정보가 도박장 운영자 E 씨에게 유출된 정황과 E 씨의 사실혼 배우자 B 씨가 도박장 제보자를 알아내 회유, 협박한 사실을 알아냈다.
이후 제보자가 압박에 못 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을 확인하고, 송치된 도박장 관련자들의 도박장소개설 사건을 전면 재수사했다.
수사 결과 E 씨의 배우자 B 씨가 도박장 7곳의 공동 실업주로 도박장을 운영하며 벌어들인 범죄수익 21억원 중 13억원을 이용해 43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차명 매수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
수사초기에는 경찰의 영장집행 당일 경찰간부 A씨의 수사정보 유출로 인해 B씨 일가가 운영하던 도박장 관련 증거가 모두 인멸됐고, 그 결과 수사 초기 E씨만 구속되고 범죄수익도 1억원만 특정됐었다.
또 E 씨가 경찰의 영장집행 2개월 전부터 단속을 피하기 위해 불을 끄고 영업한 것을 확인하고 도박장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결과, E 씨의 아들도 함께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도박사이트 총판으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 도박장 7곳서 21억 수익···43억 부동산 차명 매입
E 씨의 아들은 경찰간부 A 씨에게 700만원의 뇌물을 주고 단속정보를 제공받았다.
그는 A 경감에게 '경찰의 도박장 집중 단속기간'이나 '특정 지역에 대한 단속 여부' 등을 물어보고, 단속정보를 불특정 다수의 도박장 운영자들이 참여한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 게시하며 '○○ 지역에서 형사기동대와 같이 오프라인 단속 예정이 확인되었습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 A 경감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범죄수익 은닉 공범 C씨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검찰 수사에 대비하라'고 알려줬고, 이에 따라 관련 증거가 인멸되기도 했다.
검찰은 제보자 휴대전화를 분석하던 중 B 씨 운영 도박장의 영업장부 일부 사진을 확인하고, 관련 계좌분석 등을 통해 B 씨 일가가 벌어들인 도박장 범죄수익이 약 21억원에 이르는 사실을 규명했다. 범죄수익 중 13억원이 D씨가 운영하던 법인 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 사용된 것을 밝혀냈다.
검찰은 해당 부동산을 기소 전 몰수보전 조치해 환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형사사법제도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하는 공직비리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도박 등 사행성 범죄로 취득한 범죄수익은 끝까지 추적해 철저히 환수하겠다"라고 밝혔다.
정수진 기자 ssjin3030@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