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넘은 이 대통령, 트럼프 ‘안보 청구서’엔 어찌 답할까

31일 한-미 상호관세 합의에 이어 2주 안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관세 협상 합의를 발표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2주 안에 백악관을 방문해 양자 회담을 할 것”이라고 직접 언급했다.
구체적인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는 31일(한국시각 8월1일 새벽) 열리는 조현 외교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회담에서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루비오 장관에게 다음주라도 정상회담 날짜를 잡으라고 했다면서 “한·미 외교라인에서 구체적 날짜와 방식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서는 관세 합의의 구체적 내용과 함께 안보 이슈가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애초 대통령실과 협상팀은 국방비까지 포함한 패키지 협상을 구상했지만,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협상의 중심에 서면서 관세 협상은 조선업 협력에 대한 ‘마스가’(MASGA) 안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한-미 간에는 미국이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는 ‘한-미 동맹 역할 재조정’과 ‘한-미 동맹 현대화’, 국방비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안보 이슈가 남아 있어, 관세에 이어 안보라는 두번째 파도를 넘어서야 하는 상황이다. 김용범 실장도 “안보 등 문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 같다”고 했다. 미국은 최근 한국과의 외교·국방 협의를 통해 한-미 동맹이 중국 견제에 대해 더 명확한 역할을 해야 하고, 한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증액하라는 ‘동맹 현대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국방부가 주도하는 ‘한-미 동맹 현대화’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국방비 인상’의 현실적 간극을 파고들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김성배 인하대 특임교수(전 국정원 해외정보국장)는 한-미 안보 사안과 관련해 미국 내에 세가지 다른 흐름이 있다고 짚었다. 우선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 주도로 중국 견제를 최우선 목표로 주한미군을 재배치해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는 흐름, 두번째는 주한미군과 사령관 등을 중심으로 한국의 ‘대중국 불침항모’ 역할을 강조하면서 주한미군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이런 전략보다는 한국이 국방비와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는 데 집중돼 있다. 김 교수는 “이 ‘세가지 미국’의 차이를 잘 공략해가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중국 견제나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가 강조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인 국방비 인상은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한국이 필요한 부분에 맞춰 늘려나가면서 한-미 동맹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큰 한국 국방비 인상,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 조선 협력 등이 주요 안보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그는 이번 회담에서 ‘한-미 동맹 현대화’가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아도, 미국의 중국 견제 전략과 그에 맞춘 한-미 동맹 재조정 요구는 장기적 과제로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핵 문제 고도화와 북·러의 군사적 밀착, 북한의 ‘한국 패싱’ 전략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도 이번 회담의 주요 과제다. 북한은 최근 ‘김여정 담화’를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요구하면서 미국과의 대화에는 열려 있지만 한국은 배제하려는 ‘한국 패싱’ 의도를 명확히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북-미 회담 재개에서 한국의 역할이 필수적임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성배 특임교수는 “한·미 정상이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쪽으로 한·미가 협력한다’는 메시지를 내면서 긍정적 모멘텀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박민희 신형철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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