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시장 방어에 한숨 돌렸지만…"향후 압박 대비해 경쟁력 키워야"

장재진 2025. 7. 3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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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0일(현지시간) 15%의 상호관세율로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는 과정에서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은 막아내 농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 협상단을 지휘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 있는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농축산물에 대한 미국 측의 비관세 장벽 축소 및 시장개방 확대 요구가 강하게 있었지만, 추가적인 시장 개방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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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정부, '광우병 사태' 사진으로
국내 농업계 민감성 호소한 결과
소고기·쌀 추가 수입 저지 성과
농민단체는 "정부 노력에 박수"
31일 서울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농민의길과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등 단체가 주최한 집회에 참가한 시민이 국내 농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30일(현지시간) 15%의 상호관세율로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는 과정에서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은 막아내 농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앞으로도 비관세 장벽 철폐 요구가 예상되는 만큼 시장 개방에 대비해 농업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협상단을 지휘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 있는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농축산물에 대한 미국 측의 비관세 장벽 축소 및 시장개방 확대 요구가 강하게 있었지만, 추가적인 시장 개방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도 "국내 쌀과 소고기 시장에 대한 추가 개방은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협상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미국산 과채류에 대한 한국의 검역 절차를 문의할 만큼 농축산물은 주요 안건이었다. 그러자 협상단이 국내 농업 시장의 99.7%가 이미 미국에 개방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논리적으로 대응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특히 우리 정부가 '레드 라인'으로 설정한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와 쌀의 추가 수입을 저지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미국산 소고기의 경우 협상단이 미국 측에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격렬했던 집회 사진들을 보여주며 정치적 민감성을 호소한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구윤철(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있는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관세 협상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워싱턴=뉴시스

협상 결과를 접한 농업계는 반색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31일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 농축산업을 지켜내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고 환영했다. 농민의길과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등 농민·시민단체도 기자회견을 열어 "역대 어느 정권도 앞장서 막아내지 않았던 농업 개방 위협을 상당 부분 막아낸 것으로 보여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미국 측과 농업 분야 안건을 집중 논의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대미 통상환경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앞으로도 여러 가지 관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무역 상대국의 비관세 장벽에 대한 (철폐) 압박이 계속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언제든 농축산물 시장 개방 요구가 뒤따를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을 알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은 미국에 자동차, 트럭, 농산물 시장 완전 개방하게 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국내 농업계가 수입품과 경쟁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대희 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후변화로 특정 농축산물이 부족하지 않도록 수급 체계를 안정화하면서 신기술 도입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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