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듯이 운동하다 몰래 피자 한 판…"심하면 사망" 치명적인 '섭식장애'
'뼈팔'(뼈 윤곽이 보일 정도로 매우 마른 팔), '뼈말라'(뼈 윤곽이 드러날 정도로 매우 마른 체형). 최근 SNS에서 유명 연예인의 깡마른 체형을 일컫는 신조어다. 이런 극단적인 체형을 동경해 깡마른 몸매를 만들려는 챌린지도 유행한다. 심지어 일부 의료기관에선 '뼈팔'과 '뼈말라'라는 키워드와 함께 지방분해, 지방흡입 등 시술을 앞다퉈 상업용으로 홍보한다.
보통 성인 여성의 적정 체중은 자기 키에서 110 정도를 뺀 정도다. 하지만 '뼈말라'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키에서 120~125 또는 그 이상을 뺀 몸무게를 목표로 삼는다. 예컨대 키 160㎝의 여성이 '뼈말라'를 원할 때 35~40㎏ 수준의 몸무게를 원한다는 것. 이는 적정 체중(약 50㎏)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섭식장애는 △신경성 식욕부진증 △신경성 폭식증(신경성 과식증)이 포함된다. 그중 신경성 폭식증은 '음식을 먹고자 하는 욕구'와 '체중 증가를 피하려는 열망'이 충돌하는 정신질환이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수희 교수는 "지나치다 싶은 정도로 다이어트를 열심히 하고, 과도하게 운동했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한밤중에 몰래 숨어 피자 한 판, 통닭 한 마리, 스파게티 한 접시에 콜라까지 먹는 사례도 있다"며 "이런 현상을 반복한다면 '신경성 폭식증'을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은 흔히 음식을 거절한다는 뜻의 '거식증'(拒食症)이라고도 불린다. 거식증은 음식을 먹으려 하며 구토해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다. 10~20대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남자보다 여자에게 10~20배 더 많이 나타난다. 체중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체중증가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이 있어 많은 환자가 치료에 무관심하거나 저항한다.

이들은 스스로 식사를 줄이거나 굶는다. 음식을 집안 여기저기에 숨겨 놓는 등 음식을 대상으로 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체중 감소와 연관된 부적절한 식이 행동은 비밀스럽게 이뤄지고, 폭식·구토 등의 행동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행동을 지적받으면 대부분 행동 자체를 부정하거나 논의하기를 거절한다.
신경성 폭식증 환자 4명 중 1명은 치료 없이도 좋아지며, 치료받으면 절반 정도가 호전된다. 하지만 폭식증은 성공적인 치료 이후에도 재발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은 심각한 내과적 문제가 동반되면서 내과적 응급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자기 키를 기준으로 예상되는 몸무게의 20% 이하인 경우, 기타 내과적 문제가 심각한 경우 반드시 입원 치료해야 한다. 체중에 대한 부적절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인지 행동치료, 역동적 정신치료, 가족치료 등과 함께 적절한 약물치료가 고려돼야 한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의 경과는 다양하다. 단기적인 치료 성과는 나쁘지 않으나 충분한 체중을 다시 얻은 후에도 음식과 체중에 대한 부적절한 인식이 지속되는 경우가 흔하고 이에 따라 대인관계의 어려움과 우울증을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반적인 예후가 좋다고만은 볼 수 없으며, 연구 결과들을 보면 사망률이 5~18%에 이른다. 특히 장기간 지속되면 신체적 합병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신체적 건강에도 심한 위해를 끼칠 수 있어, 저체중이 심각한 경우 입원 치료를 반드시 해야 한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는 "섭식장애는 정신질환 중 치료에 가장 큰 비용이 소요되는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조기 치료만 받아도 완치할 수 있다"며 "의료 비용을 줄이고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치료 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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