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전자담배 판매점 신분증 도용에 '무방비'…학생·학부모가 직접 나섰다
규제 빈틈 속 청소년 전자담배 흡연율 4년 새 10%p '껑충'
수원중부서, 학생·학부모가 만든 '예방 포스터' 60여개 매장에 부착
![경인방송 취재진이 지난 2월 무인 전자담배 판매점에서 타인의 신분증으로 구매한 전자담배 액상. [사진=경인방송 DB]](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31/551718-1n47Mnt/20250731171007106outj.jpg)
[경기 = 경인방송]
[앵커]
성인 인증 절차가 허술한 일부 무인 전자담배 판매점에 청소년이 무방비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관련 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고, 그 사이 전자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보다 못한 학생과 학부모가 직접 청소년 보호에 나섰는데요.
김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액상형 전자담배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무인 전자담배 판매점.
원하는 전자담배와 액상을 고른 뒤 간단한 성인 인증 절차를 거치면, 자판기처럼 제품을 아래에서 꺼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판매점에선 타인의 신분증으로도 성인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보니, 청소년이 전자담배에 무방비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정진원/수원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팀장: 실제 신분증 도용 사례는 많은데요. 나중에 애들이 잡혀서, 아니면 부모님이 '너 어디서 샀냐' 그러면 '(어디서) 샀습니다' 해서 역으로 적발되고…]
최근 질병관리청 조사에서 전체 청소년 흡연자 중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 비율이 최근 4년 만에 10%p(2020년 25.5%→2024년 35.5%) 증가했습니다.
지난해에는 고2 여학생의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율이 일반 담배 흡연율을 앞섰습니다.
![전자담배 배달 앱. "문 앞까지 제품이 배달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관련 사이트 캡처]](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31/551718-1n47Mnt/20250731171008422lkvu.jpg)
담배사업법에 따라 일반 담배는 대면으로 성인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온라인 판매도 불가능하지만, 전자담배는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이러한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액상형 전자담배에 쓰이는 합성니코틴을 담배사업법에 포함해 규제하는 법안 10건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현재까지 상임위원회 소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성규/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 : (담배사업법이)개정되면 청소년들이 함부로 전자담배를 사는 일들은 막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근데 유사 니코틴이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들이 또 이렇게 줄을 이어서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포괄적인 규제에 대해서 (국회의)고려가 필요합니다.]
제도적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은 가운데 전자담배 업체에 성인 인증 시스템 강화를 강제할 수도, 경찰이 무인매장에 상주하면서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는 상황.
![수원중부경찰서는 최근 신분증 도용 방지와 청소년 흡연 예방 포스터를 무인 전자담배 판매점 62곳에 부착했다. [사진=수원중부서]](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31/551718-1n47Mnt/20250731171009937bahf.png)
수원중부경찰서는 최근 전자담배 프랜차이즈 업체로부터 협조를 받아 신분증 도용 방지와 청소년 흡연 예방 포스터를 전국 62개 무인 전자담배 판매점에 부착했습니다.
청소년이 참여하는 정책자문단과 학부모 폴리스가 해당 문제를 제기하면서 매장에 포스터를 붙이는 안을 직접 제안했는데, 실제 정책으로 이어진 겁니다.
[정진원/수원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팀장: (청소년 정책자문단이) '포스터나 스티커를 붙였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얘기해서 공모한 다음에 직접 만든 포스터랑 스티커를 만들어서 저희가 예산으로 제작했습니다.]
청소년 보호를 위한 시민사회와 경찰의 자발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경인방송 김지호입니다.
※ 여러분의 제보가 인천과 경기를 변화시킵니다.
[구독] https://v.daum.net/channel/551718/home
[전화] 인천본사 032-830-1000 / 경기본사 031-225-9133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경인방송을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