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35%’ 배당소득 분리 과세도 도입
내년부터 3년간... 배당 늘린 기업에는 ‘돈 쌓아둔 재벌기업 할증세’도 감면
정부가 내년부터 이익의 40% 이상을 배당하는 등 고(高)배당 상장 회사 투자자들의 배당 소득에 대해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하기로 했다. 6~45%의 소득세 기본 세율로 고율 과세하는 기존의 엄격한 과세 방식 대신 14~35%의 저율 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기존 과세 방식은 이미 회사가 법인세를 내고 남은 이익을 주주에게 나눠주는 배당에 대해 또다시 과세하는 이중 과세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돼온 배당소득 과세를 완화해 기업들의 배당을 늘리고 투자자들의 배당 목적 장기 투자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여당 내 부자 감세 여론에 따라 대상 기업과 저율 과세 혜택은 엄격하게 제한했다.

정부가 31일 발표한 ‘2025년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9월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배당 성향이 40% 이상인 고배당 기업을 대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해주기로 했다. 배당·이자 등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인 투자자는 종전대로 14% 저율 과세하고 2000만원 초과 3억원 이하 투자자는 20%, 3억원 초과 투자자는 35%의 세율을 매기기로 했다. 올해까지는 연 금융소득 2000만원 초과 투자자의 배당 소득에 대해 6~45%의 소득세 일반 세율을 곱해 세금을 물렸는데, 세 부담을 낮춰주기로 했다.
당초 정부와 정치권은 배당 성향 35%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저율 과세 혜택을 주는 내용의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이 유력하게 검토해왔다. 하지만 이미 30~40% 이상의 배당 성향을 보이는 은행·보험·증권·통신 등 업종의 경우 배당을 늘리지 않고도 투자자들이 감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배당 성향 기준을 강화했다. 2022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으로 배당 성향이 40% 이상인 국내 주요 상장사는 KT&G·SK텔레콤·NH투자증권·삼성카드 등이다. 다만 현금배당액이 전년보다 줄어들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도 정부의 개정안은 담고 있다.
◇배당 늘리면 ‘25% 이상 배당’ 적용
다만 연구·개발(R&D) 투자나 사업 재편 등을 이유로 배당 성향이 낮을 가능성이 큰 IT(정보 통신)·바이오 등 저배당 업종들을 감안해 정부는 또다른 기준도 마련했다. 직전 3년 평균 대비 현금 배당을 5% 이상 늘린 기업의 경우 ‘배당 성향 25% 이상’ 기준을 적용해주기로 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전년에 비해 현금배당이 감소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또 여당 일각의 부자 감세 논란에 따라 연 금융소득 3억원 초과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분리과세 세율은 35%로 이소영 의원안(25%)보다 10%포인튼 높아졌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배당을 많이 받는 사람들은 세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부안이 마련됐다”며 “부자 감세를 의식한 나머지 당초 분리과세를 통해서 얻고자 했던 정책 효과는 좀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2003년 배당소득 저율 과세 제도를 영구적으로 시행한 미국의 경우 ‘나중에 배당해도 되겠지’ 하는 기업들 심리에 배당 증가 효과가 낮았던 점을 감안했다”고 했다.
◇배당 늘린 재벌 ‘법인세 할증’ 덜 한다
자산총액 11조6000억원 이상 46개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경우 또다른 당근 겸 채찍도 마련했다. 우리나라 조특법은 대기업집단이 투자와 임금 인상, 상생 협력 등에 쓰지 않고 쌓아둔 돈에 대해 법인세를 20% 이상 더 물리는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조특법을 고쳐 내년부터는 배당도 이 같은 20% 할증세를 줄일 수 있는 요건으로 추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업에 대해서 배당 노력을 하면 세금 적게 내게 해주겠다는 시그널을 줌과 동시에 배당 안하고 사내유보를 했다면 조금 더 페널티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미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배당을 늘리면 할증세를 깎아주도록 했었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배당이 할증세 감면 대상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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