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세법] 증세 선택한 李 정부… 첨단산업·민생 지원은 확대 (종합)

윤희훈 기자 2025. 7. 3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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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율, 구간별로 1%p씩 상향
증권거래세 인상,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도 원복
논란 많던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도입키로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에서 내린 법인세율을 다시 올린다. 2022년 세제 개편 이후 3년 만이다.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구간별로 1%포인트(p)씩 상향 조정된다. 과세표준 최고구간 세율은 24%에서 25%로 오른다.

국내 주식 증권거래세율도 2023년 적용 세율로 상향한다. 코스피 거래는 증권거래세 0.05%에 농어촌특별세 0.15%가 합산돼 0.2%의 세금이 부과된다. 코스닥 거래는 현행 세율보다 0.05% 상향한 0.2%의 증권거래세가 부과된다.

상장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도 종목당 보유금액 50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내려간다. 전임 정부 때 국내 증권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완화했던 걸 원상회복시키는 것이다.

정부는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강화하는 대신, 고배당기업의 배당금에 대해선 분리과세하기로 했다. 고배당 상장법인으로부터 국내 거주자가 받은 배당소득에 대해선 종합소득 과세(세율 14~45%) 대상에서 제외해 분리과세하겠다는 것이다. 분리과세한 배당소득에 대한 최고 세율은 35%로 종합소득 세율보다 10%p 낮다.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상 국가전략기술에 인공지능(AI) 분야가 신설된다. AI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국가전략기술 사업화시설에 추가한다. 기업의 AI 투자에 대해선 세제 지원을 확실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31일 열린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5년 세제개편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복지 수요 증가 등 재정의 역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나라 살림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증세’ 개편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경제 성장과 조세제도 합리화를 통해 세입기반을 확충하고, 이를 토대로 진짜 성장을 위한 효과적인 세제지원을 하겠다”는 게 이번 세제개편 목표다.

◇ 법인세율 1% 인상… “2년간 세수 4.6조 증가”

법인세는 현재 과세표준 2억원까진 9%, 2억에서 200억원까진 19%, 200억에서 3000억원까진 21%, 3000억원 이상엔 24%의 세율이 부과되고 있다. 2022년까진 각 과표 구간별로 10%, 20%, 22%, 25%의 세율이 부과됐었다. 윤석열 정부에서 법인세 완화를 추진하면서 세율이 낮아졌다. 당시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3%p 내리는 세제개편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치며 구간별로 1%p씩 내리는데 그쳤다.

그래픽=손민균

이재명 정부는 전 정부 때 내린 1%p를 되돌려 법인세수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법인세율 인상에 따른 세수 증가 효과는 향후 2년간 4조5815억원(전년 대비 순증법 기준)에 달할 것으로 기재부는 추산했다. 구체적으로 2026년엔 올해 대비 2227억원, 2027년엔 2026년 대비 4조3588억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법인세는 기업의 전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세수 효과가 2년 뒤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2026년 세수가 소폭 증가한 것은 일부 기업의 중간예납액 증가 등이 반영된 것이다.

일각에선 경기가 좋지 않은 지금은 기업의 세부담을 확대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정부도 경기 활력 제고 차원에서 법인세 인하를 추진했었다.

이에 대해 이형일 기재부 제1차관은 “지난 정부에서 감세를 통해 경기 활력을 제고하고, 결과적으로 세수도 증가할 거라는 선순환을 의도했다고 보지만, 최근의 경제 상황과 세수 감소를 보면 현재로서는 실제 정책의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기 어렵다”라면서 “(법인세 인상 등을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AI 등 초혁신 제품 개발을 지원하거나 글로벌 경쟁에서 우리 산업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거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의 기준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되돌린다. 현재는 상장 주식을 종목당 50억원 이상 보유(금액 기준)한 대주주만 주식 양도세를 내는데, 앞으로는 10억원 이상 보유자도 세금을 내도록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대주주 기준 완화로 인한 주식시장 활성화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라면서 “오히려 대주주에 대한 과도한 감세로 조세형평성을 저해한다는 우려에 따라 기준을 예전으로 되돌리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증권거래세도 2년 전인 2023년 수준으로 환원한다. 현행 증권거래세는 코스피 거래에 대해선 증권거래세가 부과되지 않고, 0.15%의 농어촌특별세만 부과됐다. 코스닥은 증권거래세 0.15%가 부과됐다. 내년부터 코스피에서 거래하면 증권거래세 0.05%에, 농어촌특별세율 0.15%가 더해져 0.2%의 세금이 붙는다. 코스닥은 증권거래세가 0.15%에서 0.2%로 0.05%p 상향된다.

그래픽=손민균

◇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키로… ‘부자감세’ 비판은 여전

법인세율 상향과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확대가 이번 세제 개편의 대표적인 증세 정책이라면,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대표적인 감세 정책이다.

고배당 상장법인으로부터 거주자가 받은 배당소득에 대해선 종합소득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 분리과세하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고배당기업의 기준으로 ▲전년 대비 현금배당액이 감소하지 않을 것 ▲배당성향 40% 이상 또는 배당성향 25% 이상 및 직전 3년 평균 대비 5% 이상 배당 증가를 제시했다. 다만 공모·사모펀드와 리츠, SPC(특수목적법인) 등은 제외된다.

이러한 고배당기업이 지급한 배당금에 대해선 2000만원 이하엔 14%, 2000만~3억원까지 20%, 3억원 초과에 대해선 35%의 세율이 적용된다. 최소 14%에서 최대 45%까지 과세되는 종합소득세율보다는 세부담이 크게 감소한다.

일각에서는 배당소득이 기업 오너에게 집중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부자감세’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두고 여당내에서도 논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박금철 기재부 세제실장은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 중 하나가 낮은 배당성향이라는 점에서 배당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며 “대주주 혹은 지배주주한테 혜택을 주는 게 목적이 아니다. 세금을 줄이는 대신 좀 더 많은 배당이 일어나길 원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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