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발행인, '비상계엄 누락'에 또 황당해명 "교과서처럼 정해진 것 없어"
채일 국방홍보원장, 비상계엄 누락 이유로 들었던 보도자료 없었다고 시인
"기사에 개입하진 않았지만 기사는 교과서처럼 정해진 것 없어" 거듭 주장
뉴스토마토·한겨레 등 여러 보도 통해 채일 원장의 보도 개입 의혹들 추가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국방부 기관지인 국방일보가 안규백 국방부 장관 취임사 중 12·3 비상계엄 관련 내용을 누락해 논란인 가운데, 국방일보 발행인인 채일 국방홍보원장이 “보도자료를 보고 썼다”던 기존 발언은 잘못됐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채일 원장은 기사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는데, 그가 과거 보도에 개입한 의혹들이 여러 언론 보도로 전해지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29일 국방일보의 안규백 장관 취임사 '비상계엄 누락' 관련해 채일 원장이 “보도자료에는 '내란'이라는 용어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국방부는 애초 취임사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한 적이 없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비상계엄' 뺀 국방일보 발행인 “보도자료엔 '내란' 없다” 황당 해명]
해당 보도 이후 채일 원장은 30일 다시 입장문을 보내 자신이 기사에 개입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채 원장은 “국방홍보원 스트레이트 기사에 단어를 넣어라, 빼라 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며 “보도자료가 있었는지 없었는지까지 제가 챙길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다시 확인해보니 안 장관님 취임사의 보도자료는 없었다고 국방일보 부장이 말했다. 보도자료가 아니라 취임사 전문이 배포되었는데 거기에 내란이란 용어는 없었다고 한다”면서 “내용을 모르다 보니 혼란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나 보도자료에는 '내란'이라는 단어가 없을뿐 비상계엄 내용이 포함돼 있다. 비상계엄 내용이 왜 누락됐는지가 핵심이지 않냐는 질의에 채 원장은 “국방일보 국방부 출입 기자가 직접 쓰고 데스크가 데스킹을 거친 것이다. 완성된 기사는 교과서처럼 정해진 것이 없다. 기자님의 기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수 있다”며 “'국방홍보원장이 압력을 가해 기사에 내란이라는 단어를 빼라고 지시했다' 라는 말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어서 유감이다”라고 했다.

앞서 안규백 장관은 지난 25일 51대 국방부장관 취임사에서 “우리는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로 복합적인 안보 위기에 대응할 시간을 허비했다”며 “오히려 12·3 비상계엄은 우리 군의 존재 이유를 무너뜨리고, 국민의 신뢰와 군복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일보는 1면 머리기사 <“국민이 신뢰하는 첨단 강국 육성에 진력”>에서 비상 계엄 대목을 언급하지 않았다.
채 원장은 현재 자신의 정치적 편향을 국방일보 등에 반영했다는 의혹으로 국방부 감사를 받고 있다. 채 원장에 대한 공익신고서에는 그가 정치적 편향을 담은 업무를 지시하거나, 공무원의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내용이 다수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토마토의 지난 30일 <“부승찬처럼 건국일 부정?…이재명 기사 한 면 할애한 '국방일보'”> 기사에 따르면 채 원장은 2023년 “종북좌파 정권의 국방홍보원이 아닌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따르는 국방홍보원의 국방일보가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2024년에는 “이승만 대통령을 면밀하게 조명해보는 건 '국방일보' 정체성으로 적절하다. 6·25 전쟁이 국지전 어쩌구저쩌구 떠든 이재명을 한 면 할애한 국방일보”라는 메시지를 부하 직원에 전달했다. 2023년 국방일보가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를 인터뷰 대상자로 고려하고 있다고 하자, 채 원장이 한강 작가가 수상한 책(작별하지 않는다)이 제주 4·3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말해 인터뷰 추진이 중단됐다는 내용도 있다. 이런 지시가 반복되면서 국방일보 기자들의 자기검열이 심해졌을 거란 분석이다.
채 원장이 이재명 대통령 보도를 최소화하라고 지시한 의혹도 있다. 31일 한겨레 <국방일보, 이 대통령 고의적 '콩알' 보도…“많다, 빼라, 쓰지 말라”> 기사에 따르면 국방일보 관계자는 “(채일) 국방홍보원장의 대통령 보도 최소화 지침에 따라 사진을 작게 싣게됐다”고 했다. 또한 국방일보가 지난 6월5일 1~7면에 이재명 대통령 취임 특집으로 지면을 꾸리자 채일 원장은 “뭐 이렇게 많이 반영했나”라며 국방일보 책임자에게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후 해당 기사를 쓴 기자와 데스크는 출입처 조정방식으로 인사조처됐다고 한다.
이 밖에 채일 원장은 국방일보에 △한미 정상 첫 통화를 다룬 6월8일치 1면 기사에 삭제 지시 △국방안보 분야 제외한 대통령 일정 보도 최소화 방침 지시 △6월24일치 정부 추경안 해설 기사에 “호불호 갈리는 내용은 담지 마라” 지시 등 국방일보 지면에 개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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