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배임죄 손보며 노란봉투법 강행…뒤죽박죽 기업정책

최미화 기자 2025. 7. 31. 14: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재명 정부가 '배임죄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대통령은 비상경제점검TF 회의에서 "배임죄의 남용으로 인해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를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배임죄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대통령은 비상경제점검TF 회의에서 "배임죄의 남용으로 인해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를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기업인들로선 환영할 일이다. 경영상 판단이 사후 손실로 이어졌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을 받는 현실은 기업의 창의성과 모험을 질식시켜 왔다. 배임죄는 분명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자의적인 잣대로 적용되어 왔고, 이제는 국제 기준에 맞게 정비할 시점이 도래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낼 일이 아니다. 대통령과 여당이 내세우는 '실용적 시장주의'가 진정성 있는 철학이라면,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을 압박하는 입법에 대해서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지금 정부는 한 손으론 기업 규제 완화를 내세우며 경제계의 환심을 사려 하면서, 다른 한 손으론 파업의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소송을 철회하라며 재판에 압력을 가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같은 기업 옥죄기 입법은 오히려 확대하겠다는 움직임이다.
노란봉투법은 원청이 수백 개 하청업체 노조와 모두 교섭해야 하는 비현실적 구조를 강요하고, 불법 파업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제한함으로써 노사관계를 불균형하게 만든다.
국내 재계뿐 아니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까지 강행시 한국시장 철수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을 정도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8월 4일 본회의에서 상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법인세 인상 등 이른바 '반(反)기업법 3종 세트'를 밀어붙일 태세다.
더욱이 이 대통령은 현재 대장동·백현동 사건과 관련해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가 중단됐다. 그런 그가 배임죄 완화만 앞장서 주장하는 상황은 국민적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일각에서 나오는 "배임죄는 자기 구제용"이라는 냉소적인 시각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정책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일관성이 생명이다. 친기업 정책이라면 노조의 과도한 권리 확장을 막는 것과 동시에 규제 완화도 함께 가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 정부는 경제계의 입장을 들을 때와 무시할 때가 극명하게 갈린다. 이래서는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
이재명 정부가 진심으로 기업환경을 개선하고, 투자활력을 높이고자 한다면, 첫째도 둘째도 규제의 일관성과 합리성 확보가 필수다. 배임죄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도 반드시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기업인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짐을 덜어주는 것은 배임죄 하나만으론 부족하다. 특히 노조와의 불균형한 법적 구도 속에서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은 불가능하다.
이 정부가 스스로를 '실용적 시장주의'라고 규정했다면, 이제 그 실용의 진심을 증명할 때다.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