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서기관이 쿠팡 상무로”… 인사처, 퇴직공무원 79명 취업 심사

2건 ‘취업 제한’·3건 ‘취업 불승인’
나머지는 ‘업무관련성’ 없어 가능

윤석열 정부 대통령비서실에서 근무한 정무직 2명이 퇴직 후 로펌으로 취업할 수 있게 됐다. 기획재정부에서 ‘팀장급’으로 일해 온 서기관은 쿠팡 상무로의 이직 길이 열리게 됐다.

인사혁신처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31일 이런 내용의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 결과를 공개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4급 이상 공무원과 공직 유관단체 임원 등은 퇴직 후 3년 이내 취업 심사 대상 기관에 재취업하기 위해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인사혁신처. /뉴스1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기관 업무와 취업 예정 기관 간 밀접한 업무 관련성이 없다면 ‘취업 가능’ 또는 ‘취업 승인’ 결정이 내려진다. 취업 승인은 업무 관련성은 인정되나 법에서 정한 취업을 승인할 수 있는 특별한 사유에 해당된다고 인정된 경우다.

‘로펌’으로의 취업 심사가 전체 79건 중 11건 이뤄졌다. 이로써 지난달 퇴직한 대통령비서실 정무직 2명은 각각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와 법무법인 와이케이 고문위원으로 취업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지난달 퇴직한 국가정보원 정무직 1명도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정무직 2명은 각각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고문변호사, 법무법인 강남 구성원 변호사로 일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법무법인 율촌, 법무법인 동인 전문위원으로 재취업을 시도한 경찰청 경감 2명에게는 퇴직 전 담당했던 업무와 취업기관 간 연관성이 인정돼 ‘취업 제한’이 통보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한국전파진흥협회로 취업을 시도한 국방과학연구소, 육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퇴직자 3명도 심사에서 ‘취업 불승인’ 판정을 받아 해당 기관에 일할 수 없게 됐다.

취업 심사 대상임에도 윤리위의 사전 취업 심사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취업한 1건에 대해서는 관할 법원에 과태료 부과를 요청했다. 이 경우 법원의 판단에 따라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윤리위는 국세청 기타소득 자료를 통해 지난 2023년 임의 취업 사실이 드러난 8건에 대해 관할 법원에서도 과태료 부과를 요청했다. 이중 ▲경찰청 경감→다원시스 경영고문 ▲금융감독원 4급→빗썸코리아 거래지원심의위 심의위원 ▲농촌진흥청 연구관→전북대 산학협력단 연구원 등 3건은 뒤늦게 취업 가능 통보를 내렸다. 나머지는 자진퇴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임의 취업 사실이 드러난 이들 중 윤리위로부터 뒤늦게 ‘취업 불승인’이나 ‘취업 제한’ 판정을 받는다면, 취업 해제 조치가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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