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장 진출에 1500억달러…선박 건조·MRO 협력 급물살 탄다

김지현 기자 2025. 7. 3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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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서 '조선업 협력 카드'가 주효하게 작용하며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미국 시장 진출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업계에선 선박 수주 확대, 미 해군과의 협력 강화에 따른 수익 개선을 기대하는 동시에 향후 미국이 과도한 투자 확대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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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선업 부흥 정책 추진 계획/그래픽=윤선정

한미 관세 협상 타결에서 '조선업 협력 카드'가 주효하게 작용하며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미국 시장 진출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업계에선 선박 수주 확대, 미 해군과의 협력 강화에 따른 수익 개선을 기대하는 동시에 향후 미국이 과도한 투자 확대를 요구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31일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통상 합의에 포함된 3500억달러 규모 펀드 중 1500억달러를 조선 협력 전용 펀드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펀드는 국내 기업들의 미국 조선업 진출을 뒷받침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라고도 설명했다.

약 208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이 국내 기업들의 미국 조선업 진출에 활용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조선업계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현지 조선소 설립 및 인수, 선박 건조,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군산항에 미 해군 유지·정비·보수(MRO) 전용기지 건설도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특수선을 비롯한 상선, 해양 부분 등에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낸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논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조선사에 대한 미국의 견제 수위가 높아지며 국내 주요 조선 3사는 이미 미국과의 협력에 적극 나서고 있다. HD현대는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최근엔 미국 조선업 파트너인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 대표단과 컨테이너 운반선 공동 건조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은 현재까지 미 해군 함정 MRO 사업 세 건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중공업도 미국 조선소들과의 협력을 위해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장에선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의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나 투자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HD현대의 경우 중장기 수익성을 우려해 그간 현지 투자에 대해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했었다. 한화오션은 노후화한 필리조선소에 대한 대규모 설비투자(CAPEX)를 진행할 수 있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 차원의 골조가 완성돼 여러 가지 협력에 대한 진척이 급속도로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미국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2.5%씩 조선 관련 예산을 늘려왔다. 2053년까지 290~340척의 신규 선박을 건조한단 계획도 세웠다. 30년간 1조750억달러(약 1500조원)를 쏟아부어 함정도 만든다.

이번 통상 합의를 계기로 한국산 선박의 미국 수출을 막아 온 '존스법'과 '반스-톨레프슨법'의 개정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해당 법안들은 해외에서 미국 내의 항구를 오가는 선박과 미 해군 함정의 건조를 금지하고 있다. 연초부터 미 의회에서 개정 움직임은 있었지만, 메릴랜드나 루이지애나 등 조선업 의존도가 높은 지역과 관련 이익 단체 반발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이 국내 기업 차원에서의 추가 투자 등 무리한 요구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만큼 공동 설계·생산 과정에서 핵심 기술이 미국으로 이전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조선사에 대한 발주나 협력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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