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도 폭력도…다문화 가정 절반 이상 "그냥 참아요"

진태희 기자 2025. 7. 3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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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다문화가정이 겪는 차별과 소외,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 깊게 남아 있습니다. 


결혼이민자 여성 10명 가운데 1명은 가정폭력을 겪고도 대부분 혼자 감내하고 있는데요. 


다문화 가정 자녀들도 다양한 편견 속에 친구 관계는 물론 학업과 진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진태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베트남 출신 미연 씨는 결혼 1년 만에 이혼한 뒤, 8년째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으로 생계를 이어가지만 양육비는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인터뷰: 김미연(가명) / 한국 생활 8년 차 

"다른 사람보다 더 힘든데 아기 있으니까 많이 힘내서 노력하고 있어요."


서툰 언어 탓에 아이는 학교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인터뷰: 김미연(가명) / 한국 생활 8년 차 

"같이 노는 거 친구가 싫대요. 아마 우리 아들은 한국말 많이 몰라 얘기하고 싶은데도 못해요."


미연 씨 가족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성가족부 실태조사를 보면, 6세 이상 자녀를 둔 부모 10명 중 8명이 양육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고, 그 이유로 가장 많은 응답이 '경제적 부담'이었습니다.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비율도 절반을 넘었습니다.


인터뷰: 이재웅 과장 / 여성가족부 다문화 가족과

"언어적인 어려움으로 (양육비 지원)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관련된 자료라든가 안내가 아직 제대로, 지금 준비는 하고 있는데 구축은 안 된 것 같습니다."


자녀의 차별 경험도 늘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였던 2021년 2.1%까지 줄었던 차별 경험은 2024년 4.7%로, 두 배 이상 반등했습니다. 


가해자는 대부분 친구였고, 선생님에게서 차별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43.6%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절반 이상은 아무런 대응 없이 '그저 참았다'고 했습니다.


학교생활도 쉽지 않았습니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서 힘들다'는 응답은 62.8%로, 직전 조사보다 7%포인트 넘게 올랐습니다.


학교폭력 경험은 소폭 줄었지만, SNS를 통한 욕설과 비방은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부당한 일을 당해도 참는다는 응답은 2.7배나 늘었습니다.


인터뷰: 박옥식 이사장 / 한국다문화청소년협회 

"외국인 엄마가 주로 자녀하고 있을 때는 본국의 말로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애들이 언어 발달이 늦고 학업 이행하는 것도 어렵고 그러다 보니까 친구들로부터 차별을 받게 되는 그런 경향성이 높은 거죠."


이번 조사에서는 통계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문제들도 처음 다뤄졌습니다. 


결혼이민자 여성 10명 중 1명은 배우자에게 폭력을 겪었지만, 이 중 70% 가까이는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부모의 이혼이나 사별로 자녀만 남겨진 다문화가정도 10%를 넘어섰습니다.


인터뷰: 최윤정 연구위원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혼, 별거 과정을 거치다 보니까 사회경제적인 수준 자체가 조금 낮고 실질적으로 장애인이 집 안에 있다거나 이런 비율도 솔직히 더 높게 나타나기는 했었습니다.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집단이었다…."


다문화 가구 44만 시대. 


그 수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제도와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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