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울산 스토킹 살인미수범 신상공개 논의
신상공개심의위 열어야 공개여부 결정
피해자 의견 반영 어려워 추후 논의하기로
스토킹하던 2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중태에 빠트린 혐의(살인미수)로 구속된 3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신상 공개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피의자 신상공개를 위해서는 외부 전문가 등을 포함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적은 없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울산경찰청에서는 최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A씨에 대한 신상공개심의위원회(심의위) 개최를 놓고 내부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회의에서 추후 피해자 의견을 반영한 뒤 심의위 개최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한다. 피의자 신상공개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피해자 의사 반영이다. A씨 범행으로 크게 다친 피해 여성은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중태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법률상 피해자 의사가 중요한데, 현재 피해자 의사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심의위원회 개최를 검토하는 것이 이르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특정 중대 범죄 피의자 등 신상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중대 범죄 신상공개법)에 따르면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경우’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및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신상공개 대상이 된다. 미성년자의 경우는 공개하지 않는다. 심의회 심의를 거쳐 공개를 결정하면 얼굴과 성명, 나이 등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다. 심의위는 최소 7명 이상 10인 이하로 구성해야 하고, 경찰이 아닌 외부 인원이 절반 이상 포함돼야 한다. 경찰 위원의 경우 총경 이상으로만 참여할 수 있다. 위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공개한다. 공개 범위도 위원회가 결정한다.

향후 A씨에 대한 심의위가 개최돼 신상 정보 공개가 결정될 경우 살인미수 혐의 피의자로서는 첫 사례가 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현재까지 경찰 신상공개심의위에서는 총 61건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지난 2015년 10월 발생한 부산 서면 사격장 총기 탈취 사건 피의자가 강도살인미수 및 강도예비 혐의 등으로 공개된 사례는 있었지만, 살인미수 혐의로만 공개된 사례는 이제껏 없었다.
지난해 1월 부산 가덕도를 찾은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찌른 김모씨에 대해 부산경찰이 살인미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심의위를 열었지만,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A씨는 지난 28일 오후 3시 38분쯤 울산 북구의 한 병원 지상 주차장에서 자신이 스토킹하던 20대 여성을 뒤쫓아가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A씨는 앞서 스토킹 신고로 접근 금지 등의 잠정 조치를 받고 있지만, 직장에서 나오는 여성을 기다렸다가 범행했다. 여성은 경찰에 바로 연락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갖고 있었지만 스마트워치를 누를 겨를도 없었다. A씨는 차를 몰아 도주하려고 했지만,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저지해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지난 30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자해하려고 흉기를 갖고 있었다”며 계획적 범행을 부인하는 진술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은 A씨가 접근 금지 명령에도 피해자를 찾아가 수시간 기다려 범행한 점, 집에서 챙겨온 흉기를 차량 안에 뒀다가 도망가는 여성을 쫓아 끝까지 범행을 실행한 점, 차량을 타고 도주하려던 점을 들어 범행이 매우 잔혹하고, 계획 범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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