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지켰지만 車 15%…대통령실 “美 ‘투자이익 90% 귀속’은 재투자"

이슬기 기자 2025. 7. 3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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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무력화, 車 관세 15%에 “아쉽다”
“트럼프 X는 정치적 표현, 농산물 추가 개방 없다”
러트닉 “투자 이익 90% 리테인(retain)”
대통령실 “미국 내 자본 재투자로 이해”

대통령실은 31일 ‘대미 투자 4500억달러(에너지 구매 포함)·상호관세 15%‘를 골자로 체결된 한미 통상협상에 대해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대미 투자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 펀드’ 비용이라며 “이번 합의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점”이라고 했다. 이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자동차의 품목 관세를 일본 수준의 12.5%로 낮추는 데 실패한 것에 대해선 “아쉽다”라고 했다. 특히 미 상무부가 주장한 ‘투자 이익 90% 미국 보유’에 대해선 ‘미국 내 재투자’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트럼프 “농산물 완전 개방” 대통령실 “정치적 표현일 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31일 브리핑에서 “한미 조선협력 펀드 1500억불은 선박건조, MRO(유지보수), 조선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한다”면서 “우리 기업의 수요에 기반해 구체적 프로젝트에 투자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조선업 외에 반도체, 원전, 이차전지, 바이오 등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에 대한 대미 투자펀드도 2000억불 조성될 예정”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협의 과정에서 우리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강한 요구가 있었지만, 식량안보와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쇠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X에 “한국이 자동차와 트럭, 농산물을 포함한 미국 제품을 수용해 무역을 완전히 개방(completely open)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 대통령실이 상반되는 결과를 발표한 셈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정치 지도자의 표현으로 이해한다”며 농축산물 추가 개방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우리 협상팀은 미 측에 “한국이 이미 미국산 소고기 제1 수입국”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미 측이 이에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김 실장은 “중요한 건 각 협상을 책임진 각료들과 우리가 나눈 대화인데, 농축산물에 대한 논의나 추가 개방이 합의된 건 전혀 없다”면서 “농축산물 분야에선 특별히 문제되지 않는 딜(deal)을 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車 관세 15%…“FTA 체제 흔들려 아쉬운 부분”

자동차에 부과하는 품목별 관세가 15%로 결정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앞서 관세 협상을 타결한 일본과 유럽연합(EU)은 미국에 수출하는 차에 대해 2.5% 관세가 부과된 상태였지만, 한국 차는 FTA를 체결해 무관세였다. 즉, 다른 나라와 관세 수준을 맞추기 위해 12.5%를 요구했지만, 이런 주장이 관철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최선을 다해 12.5%를 주장했지만 거기까지는 안 됐다”라면서 “WTO, FTA 같은 기존 체제가 바뀌고 있어 아쉽다”라고 했다. 이번 관세 협상에 따라 자동차 분야의 기존 한미 FTA 효력은 사라진다.

◇“美가 투자 수익 90% 보유? 미국 내 재투자”

대미 투자펀드에서 발생하는 수익 배분에서도 양국 간 이견을 보였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이날 한국이 상호관세 인하의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는 3500억달러와 관련해 “투자 수익의 90%는 미국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미국이 일본과 맺은 협정에서 적용한 것과 같은 수익 분배 방식이다. 반면 대통령실은 “정상적인 문명 국가에서는 어려운 일”이라며 미국 내에서 자본이 ‘재투자’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미국 측의 원문에 ‘retain 90% of profits from the investment’(투자 수익 90%를 보유)라고 돼 있다”면서 “리테인(retain)이 무슨 뜻일지 논의해봤지만, 누가 얼마를 어디에 투자할지 자체가 특정이 안돼있기 때문에 미국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합리적으로 추론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사업을 추천해서 구매 보증(off-take)을 한 뒤, 미국에서 이익이 나오면 과실손금으로 한 번에 빠져나갈 수 있는데, (해당 자본이) 계속 미국에 머물러야 한다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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