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타결 선반영한 증시...상승 동력 제한적

대통령실, 한미 상호관세 25%→15% 협상 타결 발표
관세 피해업종 '반도체·자동차·2차전지' 우호환경 조성
협상타결 기대감은 증시에 선반영...추가 상승 제한적
조선협력 펀드 조성으로 한화 등 조선업종 기대감 ↑

한국 경제의 걸림돌로 작용해왔던미국 상호관세가 기존 25%에서 15% 낮아졌다.

대통령실은 31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하며 8월 1일부터 부과하기로 예고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부과하기로 한 상호관세 15%는 앞서 미국이 일본, 유럽연합(EU)과 합의한 상호관세율과 동일하다.

상호관세가 인하로 마무리되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 하나는 제거됐다. 아울러 이번 협상 타결로 무역환경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반도체·자동차·2차전지 등 관세 피해업종으로 꼽히던 종목들에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상호관세 협상 타결이 곧 바로 한국 증시 우상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증권가는 이미 관세 협상타결에 대한 기대감은 선반영되어 있는 만큼 불확실성 요소가 제거된 정도로만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의 상호관세 협상 타결이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15%로 결정했다"며 "예측 가능한 무역환경이 형성된다는 점에서 관세 피해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철강 등 업종과 대형수출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호관세를 15%로 협상 타결한 것이 곧 바로 해당 종목들의 증시 상승으로 이어지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김지현 연구원은 "최근 시장은 이러한 기대감(관세 인하)을 선반영한 상태로 해당 업종들의 급등락이 반복되며 순환매(주식 시장 매수세가 특정 종목이나 업종에서 다른 종목이나 업종으로 이동하는 현상)가 지속되는 환경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에는 자본시장 개혁이라는 이슈가 있기 때문에 상호관세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더라도 차별적 요인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자본시장 개혁이라는 한국만의 차별화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고 AI 및 삼성전자의 AI사이클 편승, 이로 인한 IT섹터의 외국인 순매수세 유입 등이 긍정적인 만큼 이로 인한 순환매 영향이 관세 피해업종, 일부 반도체 소부장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관세협상 타결로 한미 양국이 조선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조선업종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한미 조선협력 펀드를 1500억불 규모로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1일 보고서를 통해 "조선업종 협력펀드로 인해 한화가 인수한 필리조선소 등 미국 현지조선소의 노후화 개선을 위한 정책금융 수혜가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대미투자에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던 HD현대 산하 조선업체들의 미국 조선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