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의 절차’가 간단한 절차?…“배현진, 아나운서 출신 맞아?”

제이티비시(JTBC) 유튜브 갈무리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공세를 펴던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때아닌 어휘력 논란에 휩싸였다.

배 의원은 지난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최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최 후보자가 자녀 채용 논란과 관련해 한 언론에 “소정의 과정을 거쳤다”고 해명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배 의원과 일부 언론은 최 후보자 장녀의 네이버 미국 자회사 채용에 네이버 대표 출신인 아버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는데, 최 후보자는 적법하게 채용이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배 의원은 “소정의 절차란 말도 웃긴다. 보통 취업(준비)생들은 소정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며 “엄청나게 고난의 절차를 거쳐서 취업에 성공한다”고 지적했다. 소정의 절차는 ‘정해진 절차’라는 뜻인데, 이를 간단한 절차 정도로 잘못 이해하고 질문을 던진 것이다. 배 의원은 “소정의 절차는 어떻게 거쳤느냐”고 재차 물었다.

최 후보자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소정의 절차란 것은 간단한 절차를 거쳤다라는 뜻이 아니고 웨이브 미디어(최 후보자 자녀가 채용된 기업)가 설정한 채용 프로세스를 다 거쳤다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웨이브 미디어는) 네이버 전임 대표가 얘기한다고 해서 채용을 받아주는 곳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웨이브 미디어는 네이버가 770억원을 출연해 지분 100%를 출자한 엔터테인먼트 관련 미국 법인이었고 최 후보자의 딸은 2016년 6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이 회사에서 근무했다. 최 후보자는 2007~2009년 네이버 대표로 재직했다.

배 의원의 질의 내용이 언론 보도와 방송 중계를 통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충격적 문해력”이란 반응이 나왔다. 배 의원은 문화방송(MBC) 아나운서 출신이다.

한 누리꾼은 “되레 배 의원이 아나운서가 어떻게 된 건지, 과연 소정의 절차대로 입사한 건지 조사해 봐야 하는 거 아닐까 싶네요”라고 꼬집었다. “아나운서 출신이 맞느냐”는 반응도 잇따랐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