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고양시 주택가 파고든 '데이터센터'…'전자파 공포' 현실화 되나
![경기 고양시 일산 서구 덕이동의 데이터센터 예정지에 설치된 주민들의 반대 현수막 [사진 = 곽경호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7/31/551718-1n47Mnt/20250731093609828fsqd.jpg)
[고양 = 경인방송] "이 지역은 데이터센터가 도저히 들어설 수 없는 곳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심장으로 불리는 '데이터센터'가 경기 고양시 곳곳에 들어서거나 건립을 추진하면서 미래 산업 유치를 둘러싼 기대와 주민들의 생존권 우려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세수를 책임질 첨단 시설'이라는 시각과 '주민 건강을 위협하는 혐오 시설'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30일) 기자가 일산 동구 식사동과 서구 덕이동 등 데이터센터 예정지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한결같이 건립을 결사 반대한다는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현재 고양시에서는 모두 4곳 이상의 데이터센터 건립이 진행중이거나 추진 중입니다. 기자가 이들 예정지들을 둘러본 결과 대부분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지역들이었습니다.
고양시 덕양구 향동동에는 싱가포르계 회사인 캐피탈랜드투자운용이 주도해 2곳의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 곳(SL2X)은 이미 가동 중이며 인근에 또 다른 데이터센터(SL3X)를 착공했습니다.
일산시 동구 식사동의 데이터센터는 최근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양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조건부로 건립안이 승인돼 가장 갈등이 뜨거운 곳입니다.
이 외에도 일산시 동구 문봉동, 서구 덕이동 등에서도 데이터센터 건립이 추진 중입니다.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데이터센터 건립이 추진되자 주민들 반발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건강 문제입니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기에 345kV(킬로볼트)에 달하는 특고압선이 필수적으로 연결됩니다. 주민들은 이 특고압선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전자파가 아이들의 성장과 주민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전자파 괴물'이라고 부릅니다.
실제로 해당 지역 주민들은 "24시간 전자파가 나오는 시한폭탄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다"며 건립 백지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4시간 가동되는 냉각탑에서 발생하는 저주파 소음과 진동 역시 주민들이 호소하는 또 다른 고통입니다.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의 소음이 일상을 파괴할 것이라는 불안감은 단순한 우려를 넘어 현실적인 공포로 다가오고 있는 겁니다.

"연간 수십억 세수"…그러나 '고용 없는 성장'의 딜레마
고양시와 사업자 측은 데이터센터가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효자 산업'이라고 강조합니다. 공장이나 다른 시설과 달리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청정 시설이며 한번 들어서면 막대한 지방세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실제로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데이터센터는 건물과 고가의 서버 장비 등으로 인해 상당한 규모의 재산세를 납부하게 됩니다. 시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다른 주민 숙원 사업을 해결할 수 있는 안정적인 세수가 됩니다.
하지만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주장이 허상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데이터센터는 고도의 자동화 시설이라 건립이 끝난 후 필요한 상주 인력은 소수의 전문 기술자에 불과합니다. 이들이 반드시 지역 주민이라는 보장도 없어 일자리 창출을 통한 인구 유입이나 주변 상권 활성화 같은 낙수효과는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결국 '세수 확보'라는 장점은 분명하지만 '고용 없는 성장'을 가져오는 데이터센터가 과연 지역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고양시는 첨단 산업 유치와 시민의 쾌적한 주거 환경 보호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주민과의 투명한 소통과 우려를 해소할 실질적인 대책 마련 없이 '미래 산업'이라는 장밋빛 청사진만으로는 더 큰 갈등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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