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기관 45곳 연계… 서울 안 가도 심혈관 치료”
환자 ‘서울 쏠림 현상’ 심화
치료 적기 놓치는 경우 많아
전국 환자·의료진 쉽게 이용
상급병원 치료 후 ‘진료회송’
본인 지역서 사후관리 받도록

지방 환자가 서울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병상 포화로 치료가 지체되는 환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에 따르면, 지방 환자가 서울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은 연간 4조6000억 원이 넘는다. 이러한 환자들의 서울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지역 의료기관 간 연계 강화’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손봉연 부천세종병원 진료협력센터장은 지난 22일 문화일보와 만나 “힘의 균형”을 언급하며 환자 중심 의료전달체계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유일의 심장전문병원인 부천세종병원은 전국 2차(종합) 병원, 3차(대학) 병원들을 대상으로 한 민간 응급의료네트워크를 운용하고 있다. 통합형 응급 심장혈관질환 체계 ‘세종심혈관네트워크(SJCCN)’를 통해 환자 수용 지연 문제 해소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부천세종병원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심장 및 대동맥 수술을 집도하는 심장혈관흉부외과 의사다. 부천세종병원에서 진료협력센터장, 공공의료협력실장, 최소침습수술센터장 보직을 맡고 있다.”
―‘세종심혈관네트워크’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세종심혈관네트워크는 ‘지역의료와의 공존’이라는 개념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전국 각지 심혈관센터를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이며, 제한된 의료인력 안에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으로 인해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결과적으로 적절한 치료 시점을 놓치는 일을 막자는 취지다. 현재 45개 의료기관이 세종심혈관네트워크에 포함돼 있다.”
―심장전문병원으로서 인력 등 제한은 많지 않았나.
“이상적으로는 심혈관질환 전문 인력이 전국 각지에 고르게 분포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이는 현재 상황에서 바로 실현되기 어렵다. 따라서 전국 최대 규모 심혈관 분야 전문의가 소속돼 있는 국내 유일 심장전문병원을 전국 각지의 환자들과 의료진들이 최대한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만들도록 했다. 3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네트워크를 운영하면서 어느 지역이, 어떤 종류의 심혈관질환에 대해 신속 치료가 어려운지 확실히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세종심혈관네트워크를 만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이전에 서울대병원에서 일했었다. 부천세종병원이 두 번째 직장이다. 이곳에 와보니 대학병원에 안 가도 되는 환자들이 대학병원을 찾고 있고, 대학병원에 가야 할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는 등 여러 문제점을 지켜봤다. 우리 의료전달체계 자체가 1·2·3차 의료기관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어떤 특정 차수에만 과부하가 걸려 있는 것은 누가 봐도 기이한 구조다. 3차 병원 쏠림 현상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는데, 여기 세종병원이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심장전문병원이고, 적어도 심장 전문 치료 능력 자체는 3차 서울대병원이나 세브란스병원 등 큰 병원들에 비해 임상적으로 뒤처지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외로 이 사실을 모르는 환자분들이 많이 있었다.”
―지역 의료에 대한 불신을 타개할 수 있을까.
“세종심혈관네트워크가 추구하는 네트워킹의 큰 축은 ‘진료회송’이다. 진료회송이란 상급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의 상태가 안정되거나 치료 목적을 달성했을 때, 초기 진료를 의뢰한 의료기관으로 다시 환자를 돌려보내 본래 지역에서 지속적인 관리를 받도록 하는 절차다. 지역 환자가 계속 서울,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함으로써 전국 각지 의료자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환자는 치료의 시작과 끝 모두 본인의 지역 병원을 방문하면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지역의료의 신뢰성 향상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목표는.
“세종심혈관네트워크를 전국의 네트워크 병원 간 진료 연계를 도와주는 의료협력 모델로 확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 밖에도 관공서와 1차 의료기관 협력 모델 등 새로운 관계 형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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