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균형발전은 생존 전략”

권혁범 기자 2025. 7. 3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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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성장 전략을 근본에서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지역 균형발전은 불가피한 생존 전략이다."

이어 "지금까지 지역 균형발전이 지방 또는 지역에 대한 배려 정도의 성격을 가졌다면, 이제는 대한민국이 생존하고 또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전략이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때 지역의 목소리를 들었다면, 균형발전이 지금처럼 '불가피한 생존 전략'까지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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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급감으로 빈집이 늘어나는 부산 원도심 야경. 빈집으로 거뭇거뭇한 주택가 뒤로 환하게 조명을 밝힌 아파트가 대조를 이룬다. 국제신문 DB


“대한민국 성장 전략을 근본에서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지역 균형발전은 불가피한 생존 전략이다.”

30일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3차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화두로 던진 말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역 균형발전과 재정 차등 지원을 언급하며 “앞으로 모든 국가 정책에서 제도화하는 방안까지 강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수도권과 특정 기업에 자원을 ‘올인’하는 불균형 성장 전략으로 놀랄 정도로 신속한 경제 성장을 이룬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는 그 폐해가 지속적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지금까지 지역 균형발전이 지방 또는 지역에 대한 배려 정도의 성격을 가졌다면, 이제는 대한민국이 생존하고 또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전략이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뭐라노’는 지역 간 불균형과 양극화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습니다. 사람이든 자본이든 일자리든, 수도권으로만 몰아넣는 지금의 정책으로는 대한민국이 성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출산·육아·교육·교통·문화·의료·공공 인프라도 수도권이 아니면 뭐 하나 제대로 놓을 수 없는 현실을 여러 번 언급했습니다. 줄어드는 인구 역시, 인구 자체의 부족보다 지역별 불균형이 훨씬 심각한 문제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날 이 대통령 발언을 반기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지극히 타당하고 당연한 논리지만,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주문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국가 정책에서 제도화하겠다’는 약속도 지켜져야겠습니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 금액을 비수도권과 인구 소멸지역에 차등 지급한 것이 ‘제도화’의 출발점이기를 바랍니다.

1996년 북적이는 부산 중구 남포동 극장가. 지금은 이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국제신문 DB


그런데, 사실 이 대통령 발언 중 가장 눈길이 가는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불가피한 생존 전략’. 그동안 지역이 그렇게 균형발전과 불균형 해소를 외칠 때 정부와 수도권은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청년과 기업이 다 빠져나가고, 투자와 일자리가 수도권에서만 창출돼도 지역의 현실을 쳐다보지 않았습니다. 그때 지역의 목소리를 들었다면, 균형발전이 지금처럼 ‘불가피한 생존 전략’까지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 대통령은 또 ‘불가피한 생존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 이런 말을 덧붙였죠. ‘지금까지 지역 균형발전이 지방 또는 지역에 대한 배려 정도의 성격을 가졌다면…’. 네, 이 한 문장에 정부와 수도권이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 담겼습니다. 지역에 투자를 일으키고, 지역에서 인재를 기르고, 지역에 살기 좋은 인프라를 놓고, 지역민에게 공평한 생명권을 보장하고, 지역에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 이건 정부의 ‘배려’가 아니라 ‘의무’여야 합니다.

하루 전이죠. 지난 29일 통계청은 ‘2024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부산 인구는 325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0.7% 줄며 사상 처음 경남(326만4000명)에 추월당했습니다. 경남이 인근 지역의 인구를 나눠 가지며 성장했다면 또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경남 역시 1년 새 0.2% 줄었습니다. 그저 감소율이 부산보다 낮았던 것뿐입니다. 인구가 늘어난 곳은 인천(1.1%) 세종(1.0%) 충남(1.0%) 경기(0.7%) 등입니다. 수도권 또는 수도권 확장 영향을 받는 세종 등 충청권입니다.

수도권에 국민 과반이 몰리며 갈수록 양극화가 심각해지는 것은 대한민국 위기를 집약해 보여줍니다. 이 대통령이 천명한 균형발전이 반드시 성과를 내야만 자본과 사람이 각 지역으로 골고루 흩어질 겁니다. 그러려면 우선 정부가 인식부터 바꿔야 합니다. 균형발전은 지역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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