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진입 저상소방차 '0대'… 대책 마련 ‘하세월’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1년 下]
화재감시 시스템 설치도 지지부진
市 “수요 부족, 사업 활성화 모색”
소방본부 “저상소방차 11월 확충”
2024년 8월1일 오전 6시15분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던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 이 불은 무려 8시간이 넘도록 꺼지지 않으면서 뜨거운 열기와 짙은 연기를 뿜어냈고, 차량 900여대가 불에 타 골격이 녹아 내리거나 그을리기도 했다. 더욱이 이 아파트의 600여 가구 주민들도 연기와 분진으로 인한 피해는 물론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기면서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1년–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던 전기차에서 불이 나 차량 900여대가 피해를 당한 ‘청라 전기차 화재’ 1년이 지났지만, 인천에는 여전히 지하주차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저상소방차가 1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파트 지하에 있는 전기차 충전기를 지상으로 옮기는 것도 더디다. 지역 안팎에선 지하주차장의 전기차 화재 시 대형 사고로 반복할 우려가 큰 만큼, 1년 전 내놓은 대책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30일 인천시와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소방본부는 지난 2024년부터 저상소방차 11대를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행정절차 등의 문제로 아직 1대도 없다. 저상소방차는 2.7m 정도 높이의 일반 소방차보다 0.6m 가량 낮아, 천장이 낮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들어갈 수 있다. 앞서 지난 2024년 8월1일 청라 전기차 화재 당시 지하주차장의 천장 높이가 낮아 일반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해 불을 끄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소방본부는 당초 소방서별 1대씩 저상소방차를 배치하려 했지만, 1대당 2억3천만원에 이르는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4대로 축소했다. 인천에 지하주차장이 있는 아파트 단지는 무려 923곳에 이른다.
이와 함께 지하주차장에 있는 전기차 충전기를 지상 등으로 옮기는 시의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예방 사업도 부진하다. 시는 올해 충전기 500개를 옮기겠다는 목표로 충전기 이전을 희망하는 지역 공동주택을 모집했지만, 신청한 공동주택은 22곳뿐이고 옮긴 충전기도 240개(48%)에 그친다. 시는 15억원을 들여 지난 5월부터 공동주택 지하 2층 이하 주차장에 있는 전기차 충전기를 지하 1층이나 지상으로 옮기는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화재 여부를 자동으로 확인하는 ‘화재 감시 시스템’ 설치비 지원 사업도 제자리 걸음이다. 시가 별도의 화재 감시 시스템 설치 사업이 아니라 종전의 ‘공동주택 관리 지원 사업’으로 묶어 추진하다 보니, 아파트 단지 등은 비용이 큰 옥상 방수나 외벽 보수 등을 우선 신청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화재 감시 시스템 설치 신청은 0건이다.
문종식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1년 전 지자체가 각종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대책을 쏟아냈지만, 아직 제대로 된 것이 거의 없다”며 “만약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불이 나면 또다시 큰 피해가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것인 만큼, 대책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지자체의 신청제 사업은 제도적으로 의무화하면서 지원을 해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재 저상소방차 제작 중이며, 오는 11월까지 광역별로 배치해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 시 관계자는 “충전기 이전이나 화재 감시 시스템 설치 등은 아파트별 신청을 받아 추진하는데, 예상보다 수요가 많지 않다”며 “사업 활성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박기웅 기자 imkingkk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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