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감안하면…일본·EU보다 2%P 이상 낮아야"

세종=김사무엘 기자 2025. 7. 31.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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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과 막판 관세 협상에 나선 가운데 상호관세율을 일본·유럽연합(EU)과 동일한 15%보다 더 낮춰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율 0%를 유지해 온 한국으로선 일본·EU와 같은 조건을 적용받을 경우 손해라는 이유에서다.

30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이전 미국의 대일본과 대EU 관세율은 품목별로 1~10%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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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분석
韓, 주요품목 관세 0%
비FTA 국가는 2~3%
"15% 최선 아닌 '손해', 가격경쟁력 하락 우려"
트럼프 이전 미국의 대주요국 품목별 관세율/그래픽=윤선정


정부가 미국과 막판 관세 협상에 나선 가운데 상호관세율을 일본·유럽연합(EU)과 동일한 15%보다 더 낮춰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율 0%를 유지해 온 한국으로선 일본·EU와 같은 조건을 적용받을 경우 손해라는 이유에서다.

30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이전 미국의 대일본과 대EU 관세율은 품목별로 1~10% 수준이었다. 미국은 두 국가와 FTA를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약 2~3% 수준의 관세가 적용돼 왔다.

일본의 품목별 평균 관세율은 △섬유의복 10.48% △음식료 3.83% △전지 3.47% △화학 3.46% △석유정제 2.85% △자동차 1.94% △전기전자 1.02% 등이었다. EU 역시 품목별로 일본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반면 미국과 FTA를 체결한 우리나라는 거의 대부분 품목에서 0% 관세를 적용받았다. 특히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에서 일본·유럽과의 관세율 차이는 한국산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내 수입가격은 평균 2만4000달러였다. 미국 신차 평균가격(4만8700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 점유율 11%를 기록하며 GM, 도요타, 포드에 이어 4위에 올랐다.

그러나 일본의 자동차 관세율은 최근 협상으로 기존 25%에서 12.5%로 낮아졌다. 여기에 기본관세 2.5%를 더해 총 15%가 된다. EU 역시 동일한 조건을 적용받는다.

우리나라가 기존에 0% 관세를 적용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자동차 품목관세는 일본·EU 대비 2%포인트(p) 이상 낮아야 한다. 상호관세율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의 주요국 상대 상호관세 마지노선이 15%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최선의 결과를 받아도 손해인 셈이다.

만약 15% 대신 25% 관세가 그대로 적용될 경우 한국산 자동차는 일본과 유럽의 고급차 대비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한미 FTA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이미 최대 수준으로 시장이 개방된 상황에서 추가 개방 여력이 없고 비FTA국과 같은 관세율은 불리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미국은 FTA에 대한 고려 없이 지난 4월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FTA 체결국 중 최고 수준이다. 관세율 산정 방식은 단순했다. 미국의 국가별 수입액 대비 무역적자 비율을 기준으로 매겼다. 미국은 무역적자 축소에만 초점을 맞췄을 뿐, 기존 관세율이나 FTA 여부는 고려하지 않았다.

관세 협상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통상당국이 FTA의 특수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정현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우리나라가 일본·EU와 같이 15%의 관세를 받는다고 해도 기존 대비 인상률은 더 높다"며 "이보다 더 낮추려면 이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더 내놔야 하기 때문에 협상당국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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