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한학기만에 폐지론 확산… 내년 고2까지 확대 앞두고 학생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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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고1 학생을 대상으로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행 한 학기 만에 대입 제도와 엇박자가 나고 일부 학교에선 자퇴생이 늘면서 폐지 여론이 확산될 만큼 교육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고2까지 고교학점제가 확대 시행되면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면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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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등급→5등급, 구간 확대 내신 부담
자퇴후 정시 집중한다는 학생 늘어”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진로 적성을 조기에 탐색해 정하자는 취지로 시행됐다.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3년간 192학점 이상을 취득하면 졸업하는 제도다. 당초 고교학점제는 내신 절대평가와 함께 추진될 예정이었지만, 대입 변별력 하락 등에 대한 우려로 내신 상대평가가 유지됐다. 이런 가운데 내신 등급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며 등급 구간이 넓어졌고 교육 현장의 혼란은 커졌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 A 씨는 “1등급이 아니면 서울 소재 대학에 진학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자퇴를 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 공부에 집중하겠다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내신 점수를 망치면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가기 어렵다고 보고 아예 학교를 그만둔 채 정시 모집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고1 학생에게 지나치게 빠른 진로 결정을 요구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진로를 정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고교학점제가 압박이 될 수 있다. 중3 자녀를 둔 학부모 성숙향 씨(50)는 “내년 고교 입학을 앞두고 걱정이 크다. 아이가 진로에 따라 과목 선택을 했다가 고3 때 ‘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 소장은 “진로와 적성에 맞춰 과목을 선택하라면서 대학 무전공 선발을 확대한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 도입 이후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크게 늘어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 B 씨는 “학령인구가 준다는 이유로 교사 수를 줄여놓고 수업을 더 많이 개설하라고 하면 앞뒤가 맞느냐”며 “수업 외에 학생부 작성, 출결 관리 등 부수 업무까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고2까지 고교학점제가 확대 시행되면 혼란과 반발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승진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대입 제도를 개편하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고교학점제는 원래 취지를 살릴 수 없다”며 “현재 학교 내에서 진로 컨설팅을 하는 인력이 부족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교원 확충을 통해 교사 업무 부담을 줄이는 대책도 함께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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