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일언] 일본 냉면의 원조, 함흥냉면

일본인은 냉면이 한반도에서 들어온 음식이란 걸 알고 있다. 일본에 냉면집이 많지는 않지만, 야키니쿠 가게에서 냉면을 제공하곤 한다. 아마 일본 여행을 하다 야키니쿠 가게에서 냉면을 먹어본 한국인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냉면을 먹은 한국인은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아니, 이게 냉면이라고? 한국 냉면과 많이 다르잖아?’
일본에서 나오는 냉면은 대부분이 ‘모리오카 냉면’이다. 모리오카 냉면은 함흥 출신의 재일 조선인이 모리오카시(도호쿠 지방 이와테현)에서 개발했다. 어렸을 때 먹었던 함흥냉면을 재현하려고 만들었다고 한다. 함흥냉면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한국에서 주로 먹는 비빔냉면이 아니라, 사골 육수를 써 구수한 풍미가 우러나오는 함흥식 물냉면을 일본에서 만들어보려고 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냉면을 팔려면 어느 정도 현지화할 필요가 있었다. 메밀가루를 넣어 만든 면은 색깔이 예쁘지 않아 입맛을 돋우지 않는다는 이유로 밀가루와 감자녹말로 면을 만들었다. 그래서 면 색깔은 하얗고 약간 투명하다. 쫄면을 굵게 만든 느낌에 가깝지만, 식감은 탄력이 강하고 “고무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보통 삶은 계란, 오이, 수육, 깍두기 등을 얹고, 배나 수박을 곁들여 나오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깍두기는 따로 받고, 우선 깊은 사골 육수 맛을 즐긴 다음에 깍두기를 넣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사실 모리오카 냉면을 맛있게 먹었다고 하는 한국인을 본 적이 없다. 아마 평소 한국에서 먹는 냉면과 차이가 크기 때문에 당혹스러운 것 같다. 또, 쫄면처럼 생겼는데 가격이 1000엔(약 9300원) 이상이라니 비싸다고 생각하는 한국인도 있다.
한국의 냉면과는 꽤 차이가 나지만, 개인적으로는 먹어볼 만한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혹시 일본에서 모리오카 냉면을 먹을 기회가 있다면, 차라리 한국 냉면과는 다른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먹어보면 어떨까. 고정관념을 버리고 먹어보면 의외로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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