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던 숙원의 마침표…‘공립미술관’ 닻 올랐다
미술사 조사·연구 첫 걸음 디뎌
춘천시 준비 만전 10월 최종결과
김차섭·최재혁 작가 유족 작품기증
[강원 미술계 새 전환점] 1. 원주·춘천시립미술관 건립 ‘본궤도’
강원지역 미술계에 새로운 전환점이 찾아오고 있다. 도내 인구 수 1·2위를 차지하는 원주시와 춘천시가 각각 시립미술관 건립에 속도를 내면서, 오랜 시간 지역 문화예술계의 숙원으로 여겨졌던 공립미술관 건립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그동안 부지 선정, 예산 확보 등의 문제로 번번이 무산되며 지지부진했던 ‘풀리지 않던 과제’에 마침표를 찍고, 지역 문화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기대가 쏠린다.

■원주시립미술관
춘천보다 한발 앞서 시립미술관 건립을 확정지은 원주는 오는 10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4월 도의 건설기술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이후 현재 계약 심의 절차를 밟고 있다.
원주시립미술관은 태장동 옛 캠프롱 미군기지 부지에 연면적 4843.06㎡(약 1465평),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되며 총 사업비는 약 214억 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전평가를 이미 통과해 행정절차도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시는 작품 보관 공간 부족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 예산을 투입해 추가 수장고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원주의 미술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지역 예술 자산을 보존하기 위한 ‘원주 미술사 조사·연구’도 최근 첫 걸음을 뗐다.
앞서 1세대 서양화가 고(故) 이재걸 화백, ‘한국 최고의 재야작가’로 불리는 고(故) 최홍얼 화백의 유족들도 뜻을 모아 작품을 기증했다.
양진욱 원주시립미술관건립TF 팀장은 “한정된 공간 안에서 작품을 수집하고 기증받는 것은 전 세계 미술관이 공통적으로 겪는 고민”이라며 “새로운 공간 창출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립미술관으로서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전시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역 작가들이 전국 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춘천시립미술관
20여 년간 공전을 거듭하던 춘천시립미술관 건립은 민선 8기 18개 역점 과제에 포함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춘천시는 오는 8월 14일까지 문화체육관광부와 사전 협의를 마치고, 31일까지 도에 사전평가서를 접수할 계획이다. 이후 서면심사, 현장실사, 프레젠테이션 발표 등의 절차를 거쳐 10월 최종 결과가 발표된다.
특히 지난 5월부터 시행된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일부 개정 법률안(박미법)’으로 인해 공립 미술관 건립 시 타당성 평가 권한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도지사로 이관되면서, 보다 지역 실정에 맞는 평가가 가능해졌다. 앞서 춘천시는 지난 2월 강원도와 미술관 건립에 대한 이견으로 문화체육관광부 타당성 사전 평가 신청이 늦어지는 상황을 겪기도 했다. 강원도와의 원활한 소통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시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지난해 시립미술관건립TF팀을 구성하고, 학예연구사를 채용하는 등 조직적 준비에 착수했다. 이어 시민공청회, 설문조사, 타당성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 보고회를 거쳐 최종 부지를 근화동 옛 기무부대 터로 선정했다. 연면적 5000㎡(약 1512.5평)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2층의 규모로 조성, 사업비 약 351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미술관 건립을 향한 지역 예술계의 기대감도 높아지는 가운데 작품 기증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고(故) 김차섭 작가, 강원 미술계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고(故) 최재혁 작가의 유족들이 최근 지역 예술의 활성화를 기원하며 춘천시에 작품을 기증해 눈길을 끌었다.
춘천시 관계자는 “미술관 건립을 염원해 온 많은 시민들의 오랜 기다림과 열망에 보답하기 위해 한 걸음씩 절차를 밟고 있다”며 “심사 과정에서 요구되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우은 기자 helpe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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