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관세 ‘최종안’ 내라는 미국에 맞서 최선의 결과 따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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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경제부총리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31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관세협상 최종담판에 나선다.
미 정부의 25% 상호 관세 부과 시한(8월 1일) 하루 전이어서 우리로선 다급한 상황에 몰렸다.
이날 구 부총리와 2시간 동안 긴급회담을 한 하워드 러트릭 미국 상무장관도 우리 통상팀 협상안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관세협상을 도우려 미국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개 인사들과 힘을 모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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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협력 지렛대 협상력 발휘하길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31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관세협상 최종담판에 나선다. 미 정부의 25% 상호 관세 부과 시한(8월 1일) 하루 전이어서 우리로선 다급한 상황에 몰렸다.

우리 통상팀이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나 전망은 불투명하다. 구 부총리는 ‘2+2’ 협상 하루 전날인 지난 24일 일방적으로 미 측 취소를 통보받았고 지난주 미국을 방문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9일 한국과 관세 협상이 바로 쉽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으로 해석될 발언을 해 우려스럽다. 이날 구 부총리와 2시간 동안 긴급회담을 한 하워드 러트릭 미국 상무장관도 우리 통상팀 협상안에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러트릭 장관이 최근 스코틀랜드에서 한국 당국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안을 제시할 때 모든 것을 가져와야 한다”고 촉구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까지 나왔다. 사실상 추가 양보를 요구했다는 해석을 낳고 있어 우리로서는 플랜B를 제시해야 할 국면이다.
일본·유럽연합(EU) 합의안을 보면, 상호관세 최저선은 15%임이 확인됐다. 이들은 대규모 투자와 미국산 에너지·무기 구매 등을 대가로 관세를 낮췄다. 우리 통상팀은 조선업 협력사업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와 농·축산물 시장 일부 개방 등을 제시했으나 미 측은 더 큰 요구를 하고 있다. 막판 협상 쟁점은 대미 투자 규모다. 미 측은 한국에 4000억 달러(약 552조 원) 규모 투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가 애초 준비한 ‘1000억 달러(약 138조 원)’ 규모 대미 투자계획과 간극이 크다. 대미 투자 규모를 키우려면 민간 기업 협력이 절실하다. 관세협상을 도우려 미국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재개 인사들과 힘을 모아야 하겠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표명한 조선업과 반도체·배터리 등 제조업 협력 확대를 적극 제안할 필요도 있다. 미 측이 미중 패권경쟁에서 이기려면 조선업 재건이 절실하고 이를 해결할 나라가 한국임을 강조해야 마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협업도 중요한 협상카드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지난해 우리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수출 비중은 44.4%에 달했다.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 경제 명운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 관세 정책이 강행되면 실질 GDP가 0.3~0.4%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이 EU나 일본보다 불리한 25% 관세를 부과받으면 조선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제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 통상팀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 미 정부 요구에 부응하면서 경쟁국들보다 나은 최선의 합의안을 이끌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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