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아름다움의 본질은 진정성

2025. 7. 3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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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 올아트22C 문화기획 대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인공지능에게 했다. 요즘 여러 종류의 질의응답형 인공지능 앱이 사용되고 있으며 일선 사무실에서는 인턴 사원 자리가 위태로울 정도로 효율적이라고 한다. 사회의 빠른 변화 속도를 따라가는 것이 버겁지만 그로 인한 결과의 변화상을 바라보는 것이 재밌는 일이기도 하다. ‘재미’는 즐거움의 긍정적인 영역이고 인간 삶에 큰 원동력이 되는 매개적 감각이자 투입된 노력의 결과적 감각일 수 있을 것이다.

노인과 바다, 그리고 아파트뿐이라는 오명과 함께,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서의 위상이 위태로운, 다소 빈곤하고 부실해 보이는 지역 자본주의 사회인 부산에서, 문화예술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고 있는 예술인을 포함한 문화예술 관계자들은 모호한 꿈과 희망보다는 현실적인 재미와 실질 수입 중 하나는 충족하자고 서로를 위로하면서 버티고 있다. 인공 지능이 인턴의 생계를 위협하는 첨단 사회 속에서 어쨌거나 버티자는 위로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회는 언제나 그러하더라도 버틸 수 있는 재미라도 찾기 위해 다소 진부하고 막연하면서도 대답이 예상되는 그 질문, 아름다움은 무엇인가를 인공지능에게 물었다. 순식간에 깔끔한 리포트가 완성되었다. 대학의 교양 철학 과목에서 나올법한 익숙한 문장들이다. 시대별·분야별 아름다움에 관한 정의와 그 변화까지 간략하고 명확하며 매우 객관적이다.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이토록 명확하고 간결하고 객관적으로 정의될 수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더 이상 인공지능에게 질문하지 않았다.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무감응이고, 재미가 없었다.

우리는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예술적인 생각과 언행, 감각적인 경험과 직접적인 체험으로 각자가 정의하는 아름다움을 가질 수 있다. 서양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에서 정의되는 조화와 비례, 질서와 균형이어도 좋고 동양의 무위자연과 절제, 담백과 여백의 고요한 아름다움이어도 대환영이다. 그 어떠한 아름다움이라도 개인의 감각을 움직일 것이며 재미를 결과로 가져올 것이다.

최근 엄청난 재미를 선사하며 큰 반향을 불러온 OTT채널의 뮤지컬 만화영화가 화제다. K-팝을 소재로 한 인공지능 시대의 권선징악이 주제라고 할 수 있을까. 아무튼 지역 나이 성별 관계없이 모두가 잘 이해할 수 있고 감각적으로 즐길 수 있으며 무엇보다 듣는 재미가 훌륭했다. 특히 우리에게 익숙한 여러 장소가 배경으로 잘 그려지고 고증되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여러 면에서 잘 만들어진 훌륭한 콘텐츠였다. 디즈니를 뛰어넘었다는 평가 등 다양한 의견 속에서 ‘진정성(Authenticity)이 탁월하다’는 해외 평가가 흥미로웠다.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제작되었지만 K-팝 생태계 문화와 한국의 일상 문화, 전통적인 소재들을 과도하게 포장하거나 왜곡하지 않고 섬세하고 진실하게 표현해 진정성있는 재미를 창작해 낸 노력의 결과가 아닐까. 뮤지컬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보면서 진정성이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만드는 아름다움에 진정성을 담보하고 있는가.

넓은 의미에서 문화예술 활동은 궁극적으로 아름다움을 실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방법론의 실험들이다. 예술가는 창작과 시연을 하고 감상자는 직접적인 경험과 체험을 습득하고 매개자는 이 둘 사이에서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한다. 이 모든 과정에 우리가 함께 있다. 목표는 동일하다. 아름다움을 실현하기 위해.


그런데, 이 아름다움에는 진정성이라는 본질적인 감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혹시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에게 먼저 물어 보았다.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활동에 있어서 나의 생각과 행위가 항상 진정성을 담보했는가. 찰나적 재미와 단기적 성과에만 급급하진 않았는가. 그리고 예술가들에게도 질문해 보았다. ‘천재적인 소질과 재능을 가진 자들이 창작할 수 있는 예술가’라고 철학자 칸트는 말했는데 오늘 우리의 예술가들은 진정성을 작품 속에 오롯이, 진실되게 담아내고 있는가. 평생 고향에서 떠난 적이 거의 없으며 그의 산책 시간으로 시계를 맞추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규칙적인 삶을 산, 이제는 고전이 된 철학자 칸트의 아름다움은 공통감이었다. 누구나 아름답다고 동의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아름다움.

김미희 올아트22C 문화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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